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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상구는 쉽게 열려야 한다

머니투데이
  • 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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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30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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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지난 26일 제주에서 출발해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기에 탑승한 30대 남성 A씨가 대구공항 상공에서 비상문을 강제로 개방해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한 가운데 착륙을 앞두고 승무원이 열린 비상문을 온몸으로 막고 있는 사진이 확보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대구공항 착륙 직전 항공기 비상문이 열린 아찔한 상황에서 승무원이 두 팔을 벌려 입구를 몸으로 막고 있었다"고 전했다. (독자 제공) 2023.5.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지난 26일 제주에서 출발해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기에 탑승한 30대 남성 A씨가 대구공항 상공에서 비상문을 강제로 개방해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한 가운데 착륙을 앞두고 승무원이 열린 비상문을 온몸으로 막고 있는 사진이 확보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대구공항 착륙 직전 항공기 비상문이 열린 아찔한 상황에서 승무원이 두 팔을 벌려 입구를 몸으로 막고 있었다"고 전했다. (독자 제공) 2023.5.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더기 무섭다고 장을 못 담글 수는 없습니다. 비상구는 잘 열려야 해요." (한 항공업계 관계자)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비행기 문이 열린 채 공항에 착륙한 에어버스 A321 기종의 비상구 앞 좌석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해당 좌석에서는 안전벨트를 풀지 않고도 비상구 레버에 손이 닿을 수 있는데, 인근에 승무원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없다.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승무원이 대응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안전 예방 조치로 항공편이 만석일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비상구가 '너무 쉽게 열렸다'는 논란 속 내놓은 방책이다. 그러나 안전을 위해 안전을 희생한 모양새가 됐다. 비상구 앞 좌석 승객은 긴급 상황에서 승무원을 도와 비상구를 여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노약자나 어린이는 당초 해당 좌석에 앉을 수도 없다. 항공사가 승객 신상을 직접 확인해야 해 모바일 체크인으로는 좌석 배정 자체가 어렵고 카운터에서만 가능하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매년 수차례 발생하지만 '좌석 판매 금지' 같은 극단적인 대응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이유다. 올해 3월 미국에서도 비상구 개문을 시도하고 승무원을 3차례 공격한 30대 남성이 체포됐다. 그는 체포 후 "비행기에서 뛰어 내리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답답하다"던 한국 사례처럼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이다. 마찬가지로 용감한 시민들과 승무원에 의해 제지됐다. 피해를 본 유나이티드항공은 그에게 영구 탑승금지 조치를 내렸다.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대비책은 필요하지만 대책마저 극단적일 필요는 없다. 논란의 중심에 선 A321 기종은 유사시 90초 안에 모든 승객이 대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당초 항공기 외부·내부 기압이 같아지는 1000피트(약 300m) 이하 상공에서만 비상구를 여닫을 수 있다.

탈출현장은 일분일초가 급하다. 승객이 비상구 개폐 원리를 이해 못해 10초라도 지연되면 피해는 더욱 커진다. 하물며 비상구 앞 좌석에 승객이 없으면 유사시 대응 자체가 어렵다. 항공업계에서 이번 사태 이후 제시된 각종 해결책에 대해 "부엌칼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고 부엌칼을 안 팔 수는 없다"고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비상구는 쉽게 열려야 한다.
[기자수첩] 비상구는 쉽게 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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