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VIP
통합검색

[기고]직장에서의 안전, 나부터 지켜야

머니투데이
  • 양재연 고용노동부 산재예방지도과 팀장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3.05.30 05:30
  • 글자크기조절
올해 1분기에 산업재해로 사망한 근로자 수는 128명이다. 사망사고 보고서를 읽는 것은 업무의 일부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보고서를 읽다 보면 '여기서 이 규정을 지켰더라면', '이 장비만 착용했더라면'하는 부분들이 눈에 밟히고 가끔은 너무 당연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이 개탄스럽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산업안전행정이 규정을 준수하도록 규제하고 지키지 않으면 처벌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온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이러한 규제와 처벌 위주의 접근 방식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아주 기초적인 규정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라면 규제와 처벌로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촘촘하게 만들어진 안전규정을 꼼꼼하게 적용하더라도 현장의 사고는 그것을 뛰어넘기 시작한다. 법률을 엄격하고 꼼꼼하게 만든다고 하더라도 모든 범죄를 막을 수 없는 것처럼 산업재해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사고사망만인율이 높았던 시기에는 전통적인 방식이 효과를 거뒀다. 2005년 1.07이던 수치는 2010년 0.78, 2015년 0.53까지 떨어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수치가 낮아지지 못하고 장기간 유지되고 있다. 2022년의 사고사망만인율은 0.43으로 2015년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제는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업주와 근로자가 스스로의 규칙에 따라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자기규율 예방체계'가 대안이다. 우리는 이미 자기 스스로 규율하는 것이 더 나은 성과를 위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어느 조직이라고 하더라도 경직적이고 타율적인 문화와 제도로는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

아울러 전문성을 갖춘 산업안전감독관이라 하더라도 회사의 구성원들보다 현장을 더 잘 알 수는 없다. 사업장의 안전을 지키려면 외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내부에서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산업재해를 줄이려면 사업주와 근로자 스스로가 안전을 정말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올해부터 도입된 위험성평가 특화점검은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현실화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정책수단이다. 정부는 특화점검을 통해 과태료와 사법조치가 아닌 사업주와 근로자의 의식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다행히도 감독관들 역시 현장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위험성평가 특화점검은 사법조치나 과태료 부과를 하지 않고 사업주가 스스로 위험요인을 찾고 대책을 마련하도록 지원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사업주들도 산업안전의 전문가인 감독관들에게 어려움을 상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감독관에게 지적을 당할까봐 사업장의 위험요인을 숨기고, 변명하던 사업주들이 점차 개선방향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된 변화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마지막으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얼마나 효과가 빠른지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내려놓고, 조금 더 안전하게 조금 더 건강하게 사는 것에 대해 잠시만 시간을 내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나부터 내 옆의 동료와 함께 사업장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고민의 결과를 행동으로 옮긴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더 안전한 방향으로 다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양재연 고용노동부 평택지청 산재예방지도과 팀장
양재연 고용노동부 평택지청 산재예방지도과 팀장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휴게소 떡꼬치 '4200원'에 깜짝…'도로' 뒤엎을까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뉴스 속 오늘
  • 더영상
  • 날씨는?
  • 헬스투데이

많이 본 뉴스

골프 최고위 과정
풀민지
[연중기획] 인공지능 시대의 생존법, AI 리터러시 키우자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