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호암, '살아움직이는 미술관' 보여준다..다양한 프로젝트 선보여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삼성문화재단이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에서 연간 진행되는 대규모 기획전 외에도 다양한 프로젝트 전시를 열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서울과 용인에 위치한 두 미술관 곳곳에서 역동적인 작품을 선보여 '살아움직이는 미술관'이라는 점을 관람객들에게 재확인시켜주겠다는 게 삼성문화재단의 설명이다.

올해 고미술 상설관인 리움미술관 M1에선 2개의 상설기획전을 리움 로비 및 호암 프로젝트룸에선 3개의 특별 프로젝트들을 선보이기로 했다.

고미술과 현대미술이 공존하던 리움미술관은 올해 기획전시뿐 아니라 상설 전시공간에서도 그 특성을 이어간다. 리움에서 9월 10일까지 열리는 권하윤 작가의 '영원한 움직임 - 이상한 행렬'은 M1 2층에서 김홍도의 대표적 작품이자 국보인 '군선도'를 오마주해 군선도 속 인물 행렬과 이야기를 가상현실에서 재해석하는 관객 참여형 VR작품 을 선보이고 있다.

<영원한 움직임-이상한 행렬> 전경 및 이미지, 2023, VR 설치, 10m×8m×3m (C)유찬울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리움미술관 M1에 전시된 국보 김홍도의 군선도. 2021.10.5/뉴스1

'군선도'에 무중력 상태에서 움직이는 듯한 신선들의 움직임과 찰나를 포착해 김홍도 작품의 초월성을 보여주고자하는 했다는 게 권 작가의 설명이다. '영원한 움직임 - 이상한 행렬'은 우주의 공간과 1940년대 유럽, 상상의 공간에서 이동하는 신선들의 모습을 연결시키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뒤섞이게 한다.

권 작가는 "우주 속의 별, 지구 반대편에서 길을 떠나는 피난민, 향연으로 가는 신선들의 모든 세상이 '움직이는 발자국'이라는 동작 하나로 연결되는 인간의 보편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작품 의도를 밝혔다.

11월부터는 갈라 포라스-킴(Gala Porras-Kim)의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한국-콜롬비아계 혼혈 작가인 갈라 포라스-킴은 남북한의 국보를 소재로 식민과 분단이라는 역사적 맥락 속에서 국가가 국보와 지정 유물을 관리하고 서열화하는 방식을 살펴보는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리움미술관과 같이 문화유산을 소장한 현대 미술관이 실천할 수 있는 대안적 전시와 보존 방식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갈라 포라스 킴, <La Mojarra Stela>, 휘트니비엔날레 설치 전경, 2019

리움 로비의 대형 미디어월과 호암미술관 정원인 희원 내 프로젝트룸 등에서도 흥미로운 프로젝트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다음달 27일부터 호암미술관 희원 프로젝트룸에선 강재원 작가가 3D 모델링 프로그램으로 만든 인공적인 조각을 형상화한 작품이 연출된다. 인플레이터블, 3D프린팅, 크롬 등 다양한 재료로 구현한 조각의 형태가 정원인 희원의 자연과 대비를 이루도록 작품이 구현된다. 인공과 자연의 충돌과 조화를 보여준다.

7월 25일부턴 리움에서 박보마 작가가 디지털 이미지와 설치, 사운드와 향, 퍼포먼스 등을 통해 로비에 작품을 선보인다. 로비의 틈새 공간을 감각적인 무대로 전환시킨다는 설명이다. 가상 회사의 리셉션 공간을 상정해 설치미술을 선보인다.

강재원, <Exo 2_crop>, 인플레이터블, 2022 박보마, 〈At the Lobbies of S.E.X. Co., (Tour the Lobbies)〉, 2020, 퍼포먼스 기록 이미지 (C)박보마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의 존 제라드(John Gerrard)는 '농장(카운슬 블러프, 아이오와)'을 7월 18일부터 리움미술관 로비 대형 미디어월에서 선보인다. 존 제라드는 3D 컴퓨터 그래픽과 알고리즘을 사용해 태양광 에너지, 가상 화폐 채굴 기계, 데이터 센터, 대형 가축 농장 등 산업적인 소재들을 극사실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선 인터넷을 경작한다는 의미로 '농장(farm)'인 미국 아이오와 구글 데이터센터 모습을 사실적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했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데이터의 방대한 물리적 기반을 드러내는 이 작품은 파노라마 풍경 그림처럼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