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원장 "선관위 특혜채용 의혹·국회의원 가상자산 전수조사"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회의원 가상자산(코인) 보유 이해충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위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등 긴급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관위 자녀 채용 관련해) 신고가 접수됐고, 채용비리신고센터에서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다음달 1~30일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의사를 담은 공문을 전달했고, 선관위의 입장을 내일(31일)까지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선관위는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차장, 김세환 전 사무총장 등 전·현직 간부 6명의 자녀가 경력 채용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 위원장은 "선관위가 헌법에 근거를 둔 기관이고 정치적 독립성을 가진 기관이기 때문에 협조 없이는 전수조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적극적으로 조사를 수용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지난 25일 국회를 통과한 '국회의원 가상자산 자진신고 및 조사에 관한 결의안'과 관련해서도 "국회의원들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가 없으면 조사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속하게 개인 정보 동의서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가상자산은 보안성과 기밀성이 매우 강해 부패방지 총괄 기관인 권익위가 조사에 착수한다고 하더라도 개인정보에 대한 동의서 없이는 진행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회의원 가상자산(코인) 보유 이해충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위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등 긴급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전수조사의 공정성 담보를 위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본인과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부위원장 3명이 모두 조사단에 참여하거나, 직무를 회피하는 방안 모두를 제시했다. 그는 "서로 다른 정권에서 임명됐기 때문에 상호 견제하에 조사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고려해 모두 가상자산 조사와 관련해 보고받지 않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에 대한 가상자산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고위공직자들의 가상자산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요구 또한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고위공직자 역시 이해충돌 사항을 회피해야 하는 만큼 조사를 진행할 경우 공정하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음 달 27일 임기가 만료되는 전 위원장은 그 전에 조사단 구성과 조사 원칙 등을 확정하겠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그는 "국회 요구에 따라 권익위에서 조사단을 구성할 것"이라며 "안심하고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법으로 규정된 임기를 지키겠다"면서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권익위 직무상 독립을 지키고 규정된 임기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연 이유에 대해 자신의 임기가 만료되면 공정성 의혹 때문에 가상자산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들어서라고 덧붙였다. 김태규 권익위 부위원장은 전날(29일) 페이스북을 통해 기자간담회는 내부적으로 사전 논의가 없었던 사항이라며 의문이 든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