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佛서 전기자전거 판매 개시…"전기차 브랜드 접목"

현대차 전기자전거 '넥스트'/사진제공=현대차 프랑스법인

현대자동차가 프랑스에서 자전거에 전기 모터를 얹은 전기자전거 판매에 나섰다. 이미 유럽에서 널리 인정 받은 전기차 브랜드를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30일 현대차 프랑스법인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프랑스 전역 자사 대리점에서 전기자전거 '넥스트'를 3490유로(약 500만원)에 판매한다. 원하는 고객엔 무상 대여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대차 넥스트는 스페인 전기자전거 제조사 레이볼트와 협업해 개발했다.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다음'을 뜻하는 이름으로 지었다.

넥스트의 최대 속도는 시속 25㎞다. 이 속도를 넘기면 전기모터는 자동으로 멈춘다. 배터리는 안장 기둥 하단에 위치하고 완충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80㎞다. 핸들엔 남은 주행거리, 배터리 설정 등을 보여주는 스크린이 배치됐고 배터리는 필요 없는 경우 따로 뗄 수 있다. 실내 사이클 문화가 발달한 프랑스 시장을 겨냥해 리젠핏(RegenFit), 아이바(Eiva) 등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집에서 운동하는데 쓸 수도 있다.

현대차는 주행가능거리를 늘리기 위해 전기자전거에도 회생제동 기능을 넣었다. 회생제동이란 주행중인 차량이 속도를 줄일 때 발생하는 에너지·열 등을 전기로 바꿔 배터리를 충전해주는 기능을 말한다. 업계에선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회생제동의 효율성에 따라 최대 10%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차는 프랑스 내에서 '친환경'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프랑스 시장에서 전년 대비 4.2% 상승한 4만7509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3%로 전체 10위를 기록했다.


특히 전체 판매 중 약 3분의2는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이었다. 소형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코나 일렉트릭은 총 6522대가 판매돼 프랑스 전기차 중 10번째로 많이 팔렸다.

현대차그룹은 유럽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자사 전기차 브랜드를 활용해 전기자전거 홍보에도 나선다. 기아 EV6는 지난해 3월 한국 브랜드 최초로 유럽 올해의 차(COTY)에 선정됐고 현대차 아이오닉5는 '2022 독일 올해의 차'와 '2022 영국 올해의 차'에 올랐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전기차를 도입하는 나라인만큼, 자동차 뿐 아니라 다양한 교통수단을 전동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리오넬 프렌치 케오 현대차 프랑스법인 사장은 "현대차의 포부는 지능형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업체가 되는 것"이라며 "현대차는 레이볼트와 협력해 환경 친화적인 모빌리티 선택권을 확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포르쉐 e바이크 크로스 퍼포먼스/사진제공=포르쉐

현대차뿐 아니라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등도 전기차 브랜드를 활용해 자전거 등 전기이륜차를 내놓고 있다. 포르쉐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전기자전거 e바이크 크로스 퍼포먼스·e바이크 크로스 퍼포먼스 EXC를 출시했다. 이 두 전기자전거는 아이스 그레이 메탈릭 등 색상 6종을 선택할 수 있는데, 포르쉐 자동차에 쓰이는 외장 색상과 동일하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케피코도 지난해 전기 오토바이를 출시했다. 현대케피코는 전기이륜차용 파워트레인, 배터리 교환 시스템 등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이륜차, 자전거 시장이 아직 시작 단계지만, 전기차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브랜드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