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우려 해소"…카뱅 줍줍한 외국인, 주가도 올랐다

1분기 호실적 발표 이후 외국인의 카카오뱅크 매수세가 이어진다. 이용자 수 증가가 이어지면서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해소된 덕분인데 증권가에서는 아직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1~30일)들어 카카오뱅크 748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1~4월까지는 510억원 순매도였지만 이달 초 호실적을 발표한 이후 순매수로 돌아섰다. 주가는 이달들어 18% 상승했다. 이날 주가는 전일 대비 950원(2.8%) 상승한 2만5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과 차별화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 2021년 8월 상장 당시 플랫폼 금융기업이라는 차별화를 내세우며 주가는 최고 9만4400원까지 올랐지만 지난해 10월에는 장중 최저 1만5800원까지 떨어졌다. 고점 대비로는 83% 하락했다.

지난 3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2.5% 증가한 1019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23.5% 상회했다. 여전히 영업이익 대부분이 이자에서 나왔지만 시중은행과 인터넷 은행을 포함해 가장 높은 MAU(월간 활성 이용자수)를 기록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MAU는 전년 동기대비 7.9% 증가한 1635만명을 기록했다. MAU 증가는 플랫폼 경쟁력이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경쟁력은 이용자 수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카카오뱅크는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를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중으로 대환대출 플랫폼과 펀드 서비스 등을 새롭게 출시해 플랫폼 부문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했다.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씻어냈다.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0.58%로 9bp(1bp=0.01%포인트) 올라 중·저신용자 대출을 제외한 일반 연체율은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3개월 이상 연체돼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채권인 NPL(고정이하여신) 비율도 0.43%로 7bp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시중은행의 경우 통상 1~2% 사이를 유지하고, 수치가 낮을수록 건전성이 양호하고 부실 위험이 적은 것으로 인식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카카오뱅크의 자산건전성은 우려보다는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적극적이고 주기적으로 신용대출을 조율해 동종업계 대비로는 낮은 연체율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미국발 은행업계 연쇄 부도 사태에 특화은행과 스몰라이선스(은행별 라이선스를 기능별로 세분화하는 것) 국내 도입이 미뤄진 것도 카카오뱅크에 호재로 작용했다. 올해 초 정부는 시중은행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문은행, 제4 인터넷 은행 등을 도입해 은행 간 완전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내외 금융환경 불확실성을 고려해 지금 당장 추진될 가능성이 낮아져 경쟁 강도 강화 우려도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아직 카카오뱅크를 매수할 때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고 공매도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달 카카오뱅크 총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평균 12%로 같은 기간 코스피 평균인 5.3%보다 2배 이상 높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은 3조5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8% 증가했다"며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블랙스완(일어날 것 같지 않은 위기가 발생하는 현상)이 현실화할 경우 자산건전성 관점에서 우려 요인이 될 수 있어 카카오뱅크에 대한 보수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사진제공=카카오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