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채협상 잠정합의에도 긴축 우려에…원/달러 환율 소폭 상승

30일 원/달러 환율이 소폭 상승마감했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잠정합의 소식에 하락 출발했지만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 우려가 확산하며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4원 오른 1324.9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원 내린 1323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하락폭을 키워 장중 1317.9원까지 내렸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공화당)이 부채한도 협상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일부 회복하며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오후 들어 그 기세가 꺾였다. 원/달러 환율은 방향을 틀어 우상향하기 시작하더니 1326.7원까지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당초 시장 전망과 반대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된 영향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4.4% 상승했다. 3월 상승률(4.2%)보다 높고 시장 전망치(4.3%)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PCE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척도로 가장 주시하는 물가 지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은 연준이 이달 FOMC에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가능성을 59.6%로 보고 있다.

이에 2022년 3월부터 이달까지 10차례 연속 정책금리(0.25%→5.25%)를 인상해왔던 연준이 다음달 FOMC에선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시장 기대도 쪼그라드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 동부시간 오전 2시 기준 연준이 6월 정책금리를 0.25%p(포인트) 올릴 것이란 관측은 60.7%로 집계됐다.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은 39.3%에 그쳤다.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가 되살아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전 3시(현지시간) 기준 104.3선에서 거래 중이다. 103 초반대에서 거래되던 지난주보다 높은 수준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잠정 타결에도 부채한도 (합의안의 의회 통과) 불안감이 여전하다"며 "미국 경제지표 호조 및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4월 PCE 물가지표에 따른 6월 추가 금리인상 우려 증폭으로 달러 랠리는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