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훔치려…" 모텔 통째로 빌려 9m 땅굴 판 일당, 혐의 인정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충북 청주 소재 모텔을 빌려 지하실부터 땅굴을 파 송유관 기름을 훔치려 한 일당이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절도 피의자들이 판 땅굴 모습. /사진=뉴스1(대전경찰청 제공)

송유관이 지나는 인근 모텔을 통째로 빌려 삽과 곡괭이로 땅굴을 파 기름을 훔치려 한 일당이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31일 뉴스1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이날 송유관안전관리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8) 등 7명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A씨 등은 지난 1월 충북 청주 소재 모텔을 빌린 뒤 3월3일까지 지하실부터 길이 9m, 깊이 3m가량의 땅굴을 판 뒤 송유관 기름을 훔치려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동종 전과로 수감생활을 마친 지난해 5월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한송유관공사 직원이었던 기술자 B씨 등 일당을 모집, 지난해 11월부터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경찰은 국가정보원 등 제보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해 삽이나 곡괭이, 호미 등을 이용해 땅굴을 파 송유관에 거의 근접한 작업자 등을 지난 3월 현장에서 붙잡았다. 이들은 송유관 위치를 매몰 표시와 탐측기 등을 이용해 특정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법원에서 피고인들은 모두 자백 취지로 혐의를 모두 인정,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도 모두 동의했다. 다만, 총책으로 지목된 A씨 측은 "혐의는 인정하나 주범이라는 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일부 부인했다.

이에 증거목록 중 A씨가 총책이라는 점에 대한 증거에 부동의하면서 일부 피고인에 대한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A씨 측 요청에 따라 내달 10일 피고인 등 4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 뒤 재판 절차를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