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쟁탈전' 글로컬대학 108개교 신청…"뭉쳐야 산다" 바람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글로컬대학30 추진방안(시안)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2023.03.16.

전국 108개 지방대학이 5년 동안 1000억원을 받을 수 있는 글로컬대학 사업에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부산대와 부산교대 등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대학 신청에 나선 대학도 상당수다. 글로컬대학 선정을 계기로 대학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분위기다.

교육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신청접수 현황'을 공개했다. 지난달 31일 마감된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신청접수에서 신청서를 제출한 대학은 총 108개다. 지방대로 한정한 글로컬대학 신청 가능 대학이 166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청률은 65%에 이른다.


국립대는 31개 대학 중 25개 대학이 글로컬대학을 신청했다. 사립일반대는 66개 대학 중 64개 대학이 신청을 완료했다. 공립대는 6개 대학 중 1개 대학, 사립전문대는 63개 대학 중 18개 대학이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전반적으로 글로컬대학에 대한 지방대의 관심이 높았다.

신청건수는 신청대학보다 적은 94건이다. 공동으로 신청서를 제출한 대학이 27개(13건)였기 때문이다. 글로컬대학은 2개 이상의 대학이 통합을 전제로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

신청서를 공동으로 제출한 대학은 △국립대+국립대 8개(4건) △국립대+공립전문대 2개(1건) △사립일반대+사립일반대 2개(1건) △사립일반대+사립전문대 15개(7건) 등이다. 교육부는 신청서를 공동으로 제출한 대학의 명칭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방대 통합 논의에 불을 지핀 곳은 부산대와 부산교대다. 두 대학은 지난달 31일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대학 신청서를 공동 제출했다. 부산대 관계자는 "부산교대와 통합, 양산캠퍼스의 의생명융합특화단지 조성 등의 내용으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의 동서대 역시 같은 재단인 경남정보대, 부산디지털대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안동대·경북도립대, 강원대·강릉원주대, 충남대·한밭대, 계명대·계명문화대, 전주대·예수대·전주비전대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학 통합이 글로컬대학 선정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글로컬대학은 지역대학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평가된다. 교육부는 올해 10곳 내외를 비롯해 2026년까지 약 30개의 글로컬대학을 선정한다. 평가는 각 대학이 제출하는 최대 5쪽 분량의 혁신기획서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되면 역대 최대 규모의 대학 지원액인 5년간 1000억원을 받는다. 반면 글로컬대학에 지정되지 않으면 도태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크다.

교육부는 이번달 중으로 15개 내외의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결과를 발표한다. 예비지정된 대학은 9월까지 실행계획서를 제출한다. 실행계획서를 바탕으로 올해 10월까지 10개 내외의 글로컬대학 본지정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