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돌봄 때문에"...여성 10명 중 4명 경력단절

한국 여성 10명 중 4명은 결혼·출산·육아 등 때문에 경력단절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1일 만 25~54세 대한민국 미혼·기혼여성 8251명을 대상으로 '2022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를 실시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 조사는 관련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다.

조사 결과 결혼, 임신·출산, 양육, 가족돌봄 등 때문에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은 42.6%였다. 이는 지난 2019년(35%)보다는 7.6%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또 경력단절 이후 다시 일자리를 얻기까지는 평균 8.9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보다 단절기간이 1.1년 늘었다. 경력단절을 처음 경험하는 나이는 평균 29세로 집계됐다. 2019년(28.4세) 보다 0.6세 증가했다. 특히 자녀가 있는 기혼여성이 자녀가 없는 기혼여성보다 경력단절 경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의 질은 떨어지고 임금도 낮아졌다. 단절 이전엔 상용근로자 비율이 88.2%였으나, 단절 뒤엔 51.5%로 36.7%p나 줄었다. 반면 임시근로자는 5.2%에서 14.6%로, 고용원 없이 일하는 자영업자는 4.6%에서 21%로 늘었다. 경력단절 이후 첫 일자리의 임금도 단절 이전(253만7000원)의 84.5% 수준으로 평균 214만3000원이었다.


경력단절 여성이 다시 취업하는 이유로 '생활비 보탬'(39.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자녀 교육비 지원(24.2%) △자아실현(15.8%) △생계책임(12.3%) 등이 뒤를 이었다. 재취업 시 애로사항으로는 △일자리 정보부족(16.8%) △사회적응에 대한 자신감 부족(13.9%) △일자리 경험·경력 부족(13.5%) △자녀양육으로 인한 구직활동 시간의 부족(13%) 등으로 답했다.

경력단절 이후 취업 여부에 따라 바라는 정부 정책은 다르게 나타났다. 비취업 여성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38.1%)을 가장 많이 꼽았고, 취업 여성은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확충'(35.6%)이라고 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경력단절여성의 노동시장 조기 재진입 지원과 함께 경력단절이 애초부터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재직여성의 경력유지·개발, 일·생활 균형이 가능한 직장문화 조성 등 경력단절 사전예방을 위한 정책을 민간기업 및 관계부처와 적극 협력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