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조치 해제됐지만 "병문안 안돼요"…상급종합병원 방역 유지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됐지만, 중증 환자가 몰리는 상급종합병원은 전체적으로 방역 완화에 신중한 분위기다. 동네 의원(1차 의료기관)과 약국에서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오늘(1일)부로 해제됐지만,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마스크 착용 의무는 아직 남아있는 이유도 더해진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도권의 주요 상급종합병원은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이 최상위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된 이날도 열 감식 카메라 운용, 입원 환자 면회 제한, 환자와 상주 보호자 대상 코로나19 PCR 검사, 입·출입 시 바코드 태그 등 종전에 마련한 병원 내 방역 시스템을 크게 바꾸지 않았다. 코로나19의 고위험군이자 감염 취약자인 기저질환자, 고령 환자, 만성질환자 등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 병원인 데다, 이후 새롭게 생겨날 수 있는 신종 감염병에 대한 대비 차원으로 풀이된다. 또 코로나19 범유행 이후 엄격하게 운영해온 방역 체계를 당분간 유지하면서 '넥스트 팬데믹'에 대비해 효율성 있는 방역으로의 체계 전환을 추구하려는 모습이다.


상급종합병원은 정부의 방역 정책과 별도로 병원마다 자체적인 방역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특히, 입원·외래 환자와 보호자에 한해 발급해온 출입증 바코드 시스템은 주요 상급종합병원의 필수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가천대 길병원, 한양대병원 등에 모두 설치됐는데, 환자와 상주 보호자의 외출 관리와 면회 제한 등 감염병 관리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다만, 그간 강도 높은 방역으로 환자의 불편과 직원의 업무 부담 의견을 수렴해 유연한 방역을 추구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특히, 입원 전 PCR 검사의 경우 별도의 검사 공간과 인력이 필요한데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려 불편이 컸다. 이에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4월 중순부터 일반 환자와 상주 보호자에게는 코로나19 PCR 검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단, 면역저하자나 백혈병 환자 등 고위험 환자는 선별적으로 진행한다. 서울아산병원 신대성 홍보팀장은 "입원 환자의 상주 보호자는 1명으로 제한하고 별도의 면회는 금지한다"며 "개별적으로 마시는 걸 따로 막지는 않지만, 로비 등 공공장소에 음수대는 재설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달 15일부로 자동 열 감식 카메라는 철수했다.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완화하면서 적용했다. 세브란스병원 홍보팀 박진섭 파트장은 "환자·보호자 모두 PCR 검사는 받아야 하고, 출입 바코드 태그는 코로나19와 별개로 앞으로도 계속 적용할 예정"이라며 "입원 환자 면회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정부 정책에 발맞춰 병원 소속 직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 5일 격리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이밖에 고려대 안암병원은 당일 신속항원검사 결과로 PCR 검사를 대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반면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가천대 길병원 측은 "오늘부로 달라지는 별도의 방역 정책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