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폭행' 여성의 절규…"절 죽이겠다며 올라타 폭행, 도와달라"

출근길에 한 남성에게 '묻지 마 폭행'을 당한 여성이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며 탄원서를 요청하고 나섰다. /사진=네이트판 홈페이지 캡처

출근길에 한 남성에게 '묻지 마 폭행'을 당한 여성이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며 탄원서를 요청하고 나섰다.


지난달 31일 피해 여성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묻지 마 폭행의 피해자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 탄원서 작성을 요청했다.

사건은 지난해 8월 서울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졌다. 당시 오전 7시 반쯤 평소처럼 출근길에 오른 A씨는 일면식도 없는 남성 B씨에게 약 20분 동안 폭행을 당했다. A씨는 "그 남자(B씨)는 150㎝대의 작은 체구인 저보다 2배나 되는 몸을 갖고 마구잡이로 저를 폭행했다"고 말했다.

B씨는 A씨에게 "야, 너 나 알지?"라며 말을 걸었고 A씨가 "사람 잘못 보셨다"고 답했으나 "나 너 알아. 내가 오늘 너 죽여줄게"라며 A씨를 바닥에 내던졌다. 이어 도망가려 일어서는 A씨를 발로 차 넘어뜨리는가 하면 몸 위에 올라타 얼굴과 명치를 여러 차례 폭행했다. B씨는 지나가는 이들을 향해 A씨를 끌어안고 "저희 아는 사이다. 장난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출근길에 한 남성에게 '묻지 마 폭행'을 당한 여성이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며 탄원서를 요청하고 나섰다. /사진=온라인 탄원서 캡처

폭행을 당한 A씨는 큰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그 남자는 '반드시 절 죽이겠다'고 하며 폭행을 멈추지 않았고, 저는 치아가 깨지고 머리가 찢어지고 온몸에 피와 멍이 드는 등 심각한 상해를 입어 약 한 달간 병원에 입원했다"며 "몸에 난 상처보다 더 심각한 것은 그날 이후 생긴 트라우마"라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가해자 B씨가 A씨와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A씨는 사건 이후 자신과 가족 모두가 불안에 떨며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가 사건 당일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으나 즉시 풀려났고 정신병이 있다고 주장하며 입·퇴원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A씨는 가해자와 자신을 법적으로 분리할 방법이 없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사건을 맡은 검사는 B씨 가족들에게 B씨가 외출하지 못하게 하라고 신신당부했지만, B씨의 가족들은 매번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거니 걱정말라"는 말만 하고 A씨를 기만했다. A씨에 따르면 B씨와 그의 가족은 이후 사과 한번 없이 합의를 원한다고만 했고, 대형로펌 판사 출신 변호사 2명을 선임했다.

A씨는 "이제 곧 재판이 열린다"며 "재판장에서 가해자와 그 가족들은 반성한다고 말하며 정신병을 이유로 감형을 주장할 것이 뻔하다"고 했다. 변호사를 선임할 금전적 여유가 없다는 A씨는 "제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많은 탄원서를 제출하는 것과 국민청원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것뿐"이라고 호소했다.

해당 글에는 피해자의 지인들이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친구인데 이런 일이 생겨 가슴 아프다" "평소 너무나도 밝고 착했던 친구다. 가해자는 정말 악랄하고 교묘하게 행동하고 있다. 도와달라" "피해자는 반년이 훨씬 넘는 시간 동안 힘들어하고 있다" 등 댓글을 남기며 탄원서 작성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