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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닫고 편의점은 "안 팔아요"…안전상비약 품목 10년째 제자리

머니투데이
  •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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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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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닫고 편의점은 "안 팔아요"…안전상비약 품목 10년째 제자리
시민단체와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판매가 허용된 지 10년이 지나도록 품목 재검토가 이뤄지지 않으면서다. 2018년 정부가 품목 재조정을 검토했으나 관련 업계의 반발로 무산된 이후 5년만에 해당 쟁점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3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12년 약사법을 개정해 24시간 운영중인 편의점에서 해열제, 소화제, 감기약 등 13개 품목의 안전상비약을 판매가능하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현재 △타이레놀정 500mg △타이레놀정 160mg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mg △어린이용 타이레놀 현탁액 △어린이 부루펜시럽 △판콜 에이 내복액 △판피린 티 정 △베아제 정 △닥터베아제 정 △훼스탈 골드 정 △훼스탈 플러스 정 △제일쿨파프 △신신파스 아렉스 등 13개 품목을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제도 도입 후 10년이 흐르면서 편의점 안전상비약은 국민들의 삶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2013년 153억원 수준이던 안전상비약 공급가액은 2021년 기준 457억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가 지난달 발표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에 대한 국민 수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94.4%가 안전상비약 제도에 대해 알고 있었고, 71.5%가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약을 구입한 경험이 있었다.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공휴일, 심야시간 급하게 약이 필요해서'(68.8%)가 꼽혔다.
편의점에서 판매중인 안전상비약/사진=뉴스1
편의점에서 판매중인 안전상비약/사진=뉴스1
하지만 일각에서는 안전상비약 판매품목이 한정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편의점 안전상비약 구입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62.1%는 '품목 수가 부족해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찾는 약이 편의점에 없어서'가 59.3%로 가장 많았다.

수요조사 발표에 나선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이명주 사무총장은 "현시점에서 편의점 안전상비약은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한 점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소비자 선호가 높은 제품의 경우 안전성 담보가 가능하다면 점진적으로 품목을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소통플랫폼을 통해 약 접근권 개선과 관련한 대국민 여론조사를 시작하며 약 접근권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주말과 심야시간대 약 공급에 문제가 많다며 국민건강권 강화차원에서 약 접근권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안전상비약 품목 재검토에 대한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개정된 약사법은 안전상비의약품의 정의를 '일반의약품 중 주로 가벼운 증상에 시급히 사용하며 환자 스스로 판단하여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서 해당 품목의 성분, 부작용, 함량, 제형, 인지도, 구매의 편의성 등을 고려하여 20개 품목 이내의 범위내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의약품을 말한다'로 규정했다.

이후 의·약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를 통해 해열제 5종, 감기약 2종, 소화제 4종, 파스 2종 등 총 13개 품목을 지정해 판매를 허용했다.

20종까지 지정할 수 있도록 법이 허용하고 있지만 실제 지정된 품목은 13개뿐이다. 당시 위원회 내부에서도 13개 품목 외에 지사제, 제산제, 진경제 등의 추가 지정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있었다. 이 때문에 복지부는 제도 시행 6개월 후 소비자들의 안전상비의약품 사용실태 등을 중간 점검하고, 시행 1년 후 품목을 재조정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행 이후 10년 동안 품목재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2018년에도 복지부는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를 열고 품목조정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에도 제산제, 지사제를 안전상비약으로 신규 지정하고 소화제 2개품목 지정을 해제 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졌으나 관련업계의 반발로 품목 재조정은 이뤄지지 못했다. 안전상비약 심의위 5차회의를 앞두고 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이 자해를 시도하기도 하는 등 약사단체는 격렬하게 반대했다.

일각에서는 안전상비약 판매조건도 이참에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약사법은 상비약 판매가능 기준을 24시간 연중무휴 점포와 판매자가 상주하는 유인점포로 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서지역이나 지방 소도시에서는 편의점에서도 안전상비약을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다. 365일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공공심야약국도 전국에 100여개에 불과한 상황이라 지방 주민들의 안전상비약 접근성은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약사단체는 안전상비약 확대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분별한 안전상비약 확대가 부작용 문제와 직결된다는 주장이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이하 약준모)이 지난해 온라인 설문조사기관인 서베이빌리를 통해 '일반의약품 및 가정상비약 사용 현황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 45%가 편의점에서 약을 구매한 적이 있으나, 이들 중 82.1%가 부작용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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