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인메이' 징크스 깼다…6월엔 2600벽 넘나

코스피 시장이 'Sell in May'(5월엔 주식을 팔아라) 징크스를 깨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5월만 되면 대규모 매도를 반복했던 외국인도 삼성전자 등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증권가에서는 6월에도 상승세가 이어져 코스피 지수가 2600선을 재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반도체 등 이익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 위주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조2764억원 순매수했다. 2010년 이후 5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다. 덕분에 지난달 코스피 지수는 3.02% 오르며 최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었다.

통상 증시에서 5월은 약세장으로 통한다. 외국인, 기관 등 큰 손들의 대규모 매도로 주가가 하락하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코스피 월별 수익률을 보면 5월은 평균 마이너스(-) 0.61%로 8월(-1.06%)과 6월(-0.86%)에 이어 세번째로 낮다. 특히 5~10월 수익률이 11~4월보다 확연히 낮다 보니 퀀트(계량) 투자적 관점에서 5월 비중축소, 11월 비중확대는 일종의 공식처럼 통한다.

올해에도 5월을 앞두고 증시가 조정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기업의 실적 감익과 금리 상승에도 연초부터 주가 상승이 이어졌고 코스피 전체 밸류에이션(기초체력 대비 주가 수준)도 높은 수준까지 올라 부담이 상당했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과는 달리 증시는 강하게 반등했다. 이전까지는 이차전지가 증시를 이끌었다면 5월에는 반도체가 바통을 넘겨 받았다.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과 함께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급등이 이어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에 온기가 퍼졌다.


지난달 외국인 순매수 4조3000억원 가운데 3조8000억원이 반도체일 정도로 쏠림이 심했다. 한 달 간 코스피 시가총액 상승분 64조7000억원 중 88%가 반도체 업종이다.

6월 증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통계적으로 6월 역시 5월과 함께 약세장으로 분류된다. 월 평균 수익률은 -0.86%로 안 좋았고 외국인도 평균 9100억원 어치를 이 기간 매도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기업 실적 개선세와 거시경제 불확실성 완화 등을 감안하면 6월 증시는 하락보다 강세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6월 증시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 대부분은 코스피 지수 예상 범위 상단을 2600 이상으로 잡았다. 교보증권은 최고 2700까지 갈 것으로 봤다. 하단은 2400선이다. 신한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2400~2650을 제시했다. 다소 보수적으로 제시한 삼성증권도 2300~2600으로 예상했다. 전망이 실현된다면 지난해 6월8일(2626.15) 이후 1년만의 2600선 복귀가 된다.

비중을 확대할 업종으로는 공통적으로 반도체가 꼽혔다. 최근 급등 부담이 있지만 내년 이후 실적 개선을 감안하면 점진적 매수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반도체 업종의 2년 선행 PER(주가순이익비율)는 15.1배로 최고 수준"이라며 "점진적으로 비중 확대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불확실성 확대로 변동성이 커질 경우 오히려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의 저점 통과가 가시화하면서 코스피 2500선 초반에서는 주도주 변동성을 활용한 분할매수를 권고한다"며 "2024~2025년 실적 레벨업이 기대되는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조선, 방산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