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냉동실 여는 계절이 왔다…롯데 vs 빙그레, 빙신(氷神)은 누구?

여름철 아이스크림 성수기를 맞아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와 빙그레가 경합한다. 아이스크림은 여름철(5~8월)이 포함된 2·3분기에 매년 연 매출의 60~65%가 나오기 때문에 이 기간 실적이 매우 중요하다. 양사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전망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빙과 시장은 롯데웰푸드와 빙그레가 양분하고 있다.


양사의 국내 빙과 시장 점유율은 85%를 넘어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국내 빙과 제조사 시장점유율은 롯데웰푸드가 43.9%, 빙그레가 41.76%다. 나머지 약 15% 점유율은 하겐다즈(5%)와 기타 업체로 파악된다.

그동안 국내 빙과 시장은 롯데제과, 빙그레, 롯데푸드, 해태아이스크림 등 4개사가 경합했다. 2위였던 빙그레는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며 단숨에 시장 점유율 40%를 넘어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해 롯데제과가 롯데푸드와 합병하면서 2년 만에 다시 1위 업체가 바뀌었다.

다만 양사 점유율 격차는 2.1%포인트에 불과하다. 올 여름 성수기 매출 실적에 따라 선두가 다시 뒤바꿀 가능성도 있다.

롯데 제로 브랜드 빙과 3종. /사진제공=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는 설탕을 뺀 무가당 브랜드 '제로'를 앞세워 1위 굳히기에 나선다. 지난해 5월 출기한 '제로 아이스 초코바'에 이어 올해 4월 '제로 밀크 모나카', '제로 밀크 소프트콘', '제로 미니바이트 밀크&초코' 등 3종을 추가하며 총 4종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롯데웰푸드는 이와 함께 잘 팔리는 제품에 주력하는 효율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빙과 제품 수는 309개로 롯데푸드 합병 이전에 비해 431개를 줄였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과의 인수합병(M&A) 시너지를 신상품 출시에 적극 활용한다.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구성의 협업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이목 끌기에 나선 것. 빙그레의 메로나를 해태아이스크림의 쌍쌍바 버전으로 만든 '쌍쌍바메로나', 해태아이스크림의 바밤바와 빙그레의 비비빅 맛을 조합한 '비비빅바밤바'가 대표적이다.
쌍쌍바메로나는 지난 3월 출시 이후 약 50일간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고, 비비빅바밤바도 85만개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성수기에 한정판으로 달성한 판매고여서 의미가 있다.

양사는 올여름 예고된 '슈퍼 엘리뇨'가 아이스크림 판매 실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아이스크림은 통상 무더위가 늦은 밤까지 지속하는 열대야 현상이 발생하면 많이 팔리지만, 장마철이 길면 판매량이 부진하다. 엘니뇨는 무더위와 폭우가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이상 기후를 동반하기 때문에 올해 성수기 아이스크림 판매 실적을 가늠하기 더 어려워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엘니뇨 현상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아이스크림 판매 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5~8월 판매 실적이 연매출을 좌우하기 때문에 이 기간 누가 더 많이 판매하느냐에 따라 시장 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빙과 브랜드별 매출액 순위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투게더가 341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붕어싸만코(330억원) 하겐다즈(329억원) 월드콘(303억원) 메로나(238억원) 부라보콘(206억원) 구구콘(194억원) 빵빠레(187억원) 나뚜르(174억원) 더블비얀코(149억원) 순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