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간 사망자만 10만명… 인도 열차 충돌 원인은 '신호 오류'

2일(현지시간) 인도 열차 사고 현장/AFPBBNews=뉴스1

2일(현지시간) 최소 288명의 사망자를 낸 인도의 열차 충돌 참사는 신호 장애 때문이었다는 예비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사고는 이날 사고는 2일 후 7시쯤 일도 동부 오디샤주 주도인 부바네스와르에서 200km 떨어진 바하나가 바자르역 근처에서 열차 3대가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열차 3대 충돌…어떻게 발생했나?인도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바하나가 바자르역엔 총 4개의 레일이 있다. 두 개는 본선이며 양 옆 두 개는 순환선이다. 순환선은 더 빠르고 더 중요한 기차를 위해 본선을 비워두는 목적으로 다른 기차가 잠시 쉬어가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이날 상행 순환선엔 화물열차가 정차 중이었다. 여객철도인 코로만델 익스프레스는 상행 본선을 따라 달려야 했지만, 신호 오류로 상행 순환선에 진입하면서 멈춰있던 화물열차와 충돌하며 탈선했다. 예비조사에선 코로만델에 본선을 통과하라는 신호가 켜졌다가 곧바로 해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 사고 여파로 하행 본선을 달리던 다른 여객철도인 하우라 슈퍼패스트 익스프레스 열차의 후방 객차까지 탈선했다. 탈선한 코로만델 열차 일부에 부딪혔거나 사고 충격파 때문으로 추정된다.

3일 로이터에 따르면 현지 당국자는 "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상행 본선에 진입해야 했지만 상행 순환선으로 진입하라는 신호를 받으면서 순환선 위에 정차돼 있던 화물 철도와 충돌했다. 이후 객차 일부가 넘어졌고 그 여파로 마주 오던 하우라 슈퍼패스트 익스프레스를 탈선시켰다"고 말했다.
승객 2000명에 사상자 1000명 넘어공식 집계된 사망자는 최소 288명에 달하며 부상자도 800명을 넘겼다. 탑승 승객이 약 2000명인 것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이 피해를 입은 셈이다. 피해 상황은 더 커질 수 있다.


생존 탑승자인 아누바 다스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가족들은 다 튕겨 나갔다. 열차 안엔 신체 일부가 잘린 시신이 나뒹굴고 바닥엔 피가 흥건하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뒤틀린 채 뒤엉켜 있는 객차 안에는 아직 희생자들이 여럿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사고 현장엔 희생자 가족들의 울음소리와 부상자들의 신음, 비명이 뒤섞여 "정말 끔찍하고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사고 현장을 찾아 상황을 둘러보고 구조대원들을 격려했다. 또 인근 병원에서 생존자들을 위로했다. 그는 "깊은 슬픔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며 "사고 피해자들에게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 "책임자 엄벌" 약속… 전세계 애도 이어져책임자에 대한 엄벌도 약속했다. 모디 총리는 "수사 결과 이 사고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는 이들은 엄격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상자들에겐 "정부는 부상자들 치료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 당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7~2021년 5년간 인도에서 열차 관련 사고 사망자는 10만명에 달한다.

이번 사고 후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트위터를 통해 "발라소르의 비극적인 열차 사고에 비통하고 슬프다"며 "한국을 대표해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오는 21일~24일 모디 총리를 국빈으로 맞을 예정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도에서 치명적인 열차 충돌이 발생했다는 비극적 소식에 가슴이 아프다"며 "이 끔찍한 사고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사람들과 부상한 많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위로 전문을 보내 희생자들과 유가족에게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보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