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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년 英 식민지 열차, 38조 쏟아부어도… '죽음의 철도' 오명

머니투데이
  • 윤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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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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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철도 현대화 정책에도 사상자 1000명 또 사고
철도망 정비 외에 선로 안전+충돌 방지 우선시해야
휴대폰 보며 선로 무단횡단…안전의식 개선도 필수

지난 4월 24일(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로니의 한 철도역 부근에서 열차 이용객들이 기차에 매달려 있는 모습/AFPBBNews=뉴스1
지난 4월 24일(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로니의 한 철도역 부근에서 열차 이용객들이 기차에 매달려 있는 모습/AFPBBNews=뉴스1
1000명 넘는 사상자를 낸 열차 충돌 참사로 인도 철도망의 안전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다. 낡을 대로 낡은 시설과 유지보수 문제, 안전의식 부족 등이 잇따르는 열차 참사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P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복잡한 철도망을 갖고 있다. 대부분은 160여년 전 영국 식민 통치 시절에 건설됐다. 전국으로 뻗은 선로 길이만 10만㎞가 넘는다. 여객열차만 1만4000대가 넘고 매일 1300만여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160년 英 식민지 열차, 38조 쏟아부어도… '죽음의 철도' 오명
하지만 북쪽 히말라야산맥에서 남쪽 해변에 이르는 광범위한 인도의 철도망은 수십년 동안 계속된 관리 부실과 방치로 안전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매년 크고 작은 사고만 수백건. 1981년 8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탈선 사고 이후에도 이번 사고를 포함해 수백명의 사망자를 낸 참사가 끊이지 않는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막대한 돈을 들여 철도망의 대대적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인도 정부는 선로 업그레이드와 새 열차 도입 등 철도 사업 관련 지출로 2조4000억루피(약 38조원)를 할당했다.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인도를 존중하라'라는 의미의 '반데 바라트' 익스프레스나 '인도에 대한 경례'라는 뜻의 '살루트 투 인디아' 익스프레스 같은 준고속 열차는 인도 철도망 개선뿐 아니라 모디 총리의 인도 경제 발전상의 근거로 쓰이기도 한다.

3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철도 충돌 사고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AFPBBNews=뉴스1
3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철도 충돌 사고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AFPBBNews=뉴스1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도의 철도 안전을 위해선 선로 안전과 충돌 방지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제안한다. 월간 국제철도저널의 기고가이자 교통 전문가인 스리난드 자는 로이터에 "최근 몇 년 동안 철도망 개선은 선로 교체나 신호 시스템, 장비 개선보다는 새 열차 도입이나 기차역 현대화에 더 공을 들여왔다"면서 "이번 참사는 보여주기식 사업보다 안전에 더 집중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020년 '인도의 철도 탈선 원인 및 시정 조치'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던 프라카시 쿠마르 센 키로디말공대 교수도 "인도의 철도 안전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충돌 사고는 사람의 실수나 유지보수 불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 인력이 부족하다"며 "근로자들이 적절한 훈련을 받지 못했거나 업무량이 너무 많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해 상황이 더 나빠진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의 안전의식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인도 국가범죄기록국 자료에 따르면 2017~2021년까지 열차 관련 사고에 따른 사망자는 10만명이 넘는다. 일부는 열차 탈선이나 충돌 사고에 의한 것이지만 과밀 기차에 대롱대롱 매달리거나 안전한 길로 돌아가라는 지시사항을 따르지 않고 선로를 무단 횡단하면서 휴대전화 등에 정신이 팔려 사고를 당하는 일도 빈번하다. 2021년 한 해에만 1만8000건의 철도 사고가 벌어져 1만6000명 넘게 사망했는데 열차에서 추락하거나 선로 위에서 기차와 충돌한 게 3분의 2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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