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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일류 삼성'을 만든 30년 전 이건희의 한 마디, "다 바꿔라"

머니투데이
  • 이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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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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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신경영 선언 30주년-①]절박했던 이건희 삼성 회장의 1993년 신경영 선언의 의미

고(故)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고(故)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임직원 1800명과 나눈 대화 350시간, A4용지 8500매 분량'

고(故)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절박함이 담긴 '신경영 선언'의 의미는 명료했다. 이 전 회장은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시작으로 두 달 동안 전 세계 사업장을 돌며 당시 직원들에게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되자"는 경영방침을 전달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어록으로 남겨진 이 전 회장의 "마누라, 자식만 빼놓고 다 바꿔보자"는 말도 이 때 나왔다.

30년 전 이 전 회장의 신경영 선언에는 절박함이 녹아있었다. 신경영 선언이 있기 전부터 이 전 회장은 국내 일등 기업으로 삼성이 삼성이 자만에 빠져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1990년대 초반 "우리는 자만심에 눈이 가려져 위기를 진정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못난 점을 알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내가 등허리에 식은땀이 난다"고 우려했다.

결정적으로 한 편의 삼성의 내부 보고서가 계기가 됐다. 이른바 '후쿠다 보고서'다. 이 전 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비행기에서 읽은 이 보고서에는 후쿠다(福田) 전 삼성전자 정보통신 부문 디자인 고문이 작성한 보고서였다. 일본의 추격자 역할을 하던 삼성이 일류 기업이 되기 위해선 상품기획력을 높이고, 개발시간과 출시시기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담겼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한 이 전 회장은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 공장 세탁기 조립 라인에서 직원들이 세탁기 덮개 여닫이 부분 규격이 맞지 않아 닫히지 않자 즉석에서 덮개를 칼로 깎아 내고 조립하는 모습이 담겨 있는 품질고발 사내방송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곧바로 임원과 해외주재원 등 200여 명을 독일로 불러 들였다. 그는 "철저히 변해야 한다"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故)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2004년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고(故)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2004년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 전 회장은 바로 행동에 옮겼다. 신경영 선언의 핵심은 '질적 성장'으로 몸집을 불리면서 그때까지 성장한 삼성의 경영방식을 완전히 뒤집었다. 특히 불량을 고질적인 병폐라고 규정하고 제조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회장은 "내 말은 양과 질의 비중을 5대 5나 3대7 정도로 가자는 것이 아니고 아예 0대10으로 가자는 것이다. 질을 위해서라면 양을 희생시켜도 좋다"고 말했다.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의 품질개선 의지가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가 '불량 무선전화기 화형식'이다. 무선전화기 브랜드 '애니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던 삼성전자는 신경영 선선이 있고 2년 뒤인 1995년 3월 무선전화기 15만 대, 150여억 원 어치의 제품을 수거해 전량 폐기 처분했다. 이 전 회장은 "삼성에서 수준 미달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죄악"이라고 질타했다.

일선 현장에선 '라인스톱 제도'가 도입됐다. 생산현장에서 불량이 발생할 경우 즉시 가동을 중단하고 제조과정의 문제점을 해결한 다음 재가동하는 제도다. 라인스톱 제도 도입이후 전자제품의 경우 신경영 선언이 있었던 1993년보다 불량률이 최대 50%까지 줄었다. 한 품목이라도 좋으니 세계 제일의 제품을 만들자는 신경영 철학의 효과가 나타나는 순간이었다.

신경영 선언을 시작으로 품질경영에 주력한 삼성전자는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품질관리가 생명인 첨단 산업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아버지 이 전 회장의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초일류 기업을 넘어 ''사랑받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별도로 신경영 선언 30주년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고(故) 이건희 전 삼성 회장(사진 왼쪽 두번째)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왼쪽에서 4번째)가 2010년 16라인 반도체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사진=삼성전자
고(故) 이건희 전 삼성 회장(사진 왼쪽 두번째)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왼쪽에서 4번째)가 2010년 16라인 반도체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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