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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가수 유랑단’, 세월 거슬러 무대 주인공으로 우뚝선 시간들

머니투데이
  • 최영균(칼럼니스트)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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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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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사진제공=tvN
이효리, 사진제공=tvN
tvN 새 예능 ’댄스가수 유랑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다.


첫 회 3.2%(이하 닐슨코리아)로 시작한 시청률이 지난 1일 2회 방송에서는 4.2%로 상승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 언급량이 급증하는 등 화제몰이 중이다. ’댄스가수 유랑단‘은 한국 여성 댄스 가수 중 최고 스타 계보를 잇는 다섯 아티스트가 전국을 돌며 시민들의 삶속으로 들어가 생활 공연을 펼치는 내용이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설명이 필요 없는 가수들인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와 함께 하고 있다. 최고의 연출진과 출연자들이지만 시작 전에는 성공을 확신하기에 좀 애매한 분위기도 있었다. 김 PD가 ’놀면 뭐하니‘ 시절 등 최근 과거의 인기 가수들과 꾸미는 음악 예능을 몇 차례 거쳐와서 ’추억팔이의 재탕‘이라는 삐딱한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방송 공개 후 반응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추억 되살리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불호보다는 호가 많은 듯하다. 1, 2회에서 출연 가수들은 진해 해군사관학교와 군항제를 방문해 보아 ’No.1’, 이효리 ‘10 minutes’, 화사 ‘멍청이’, 김완선 ‘삐에로는 나를 보고 웃지’, 엄정화 ‘배반의 장미’ 등 자신의 최고 히트곡으로 첫 무대를 열었다.


한 시대를 달궜던 이 무대들은 지금 봐도 매혹적이었고 추억을 강도 높게 자극하며 그 시절로 시청자들을 데려가 줬다. 보아와 이효리가 재현한 당시의 무대 의상은 시간여행의 추진력을 높여줬다.


엄정화, 사진제공=tvN
엄정화, 사진제공=tvN


이들 여성 솔로 대표 가수들은 세월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은 모습으로 무대를 장악했다. 그 시절의 풋풋함은 달라졌지만 여전한 끼와 더 숙성된 포스가, 그리고 오랜만의 무대에 대한 부담감을 넘어서기 위해 흘린 구슬땀이 공연에 대한 몰입감을 높였다.


그래서 ‘댄스가수 유랑단’은 단순한 추억 되팔이 차원을 넘어섰다. 세월을 거스르고 무대로 돌아온 ‘언니’들은 추레하지 않고 정점이던 시절만큼 멋졌다. 이 무대의 화려한 주인공으로 부족함이 없었는데 또래의 많은 시청자들은 이 공연들을 통해 다시금 주인공이 돼보는 대리만족도 느꼈을 법하다.


젊은 시청자들을 위해(?) 합류한 듯한 화사를 제외하면 이 여성 슈퍼 스타들은 가수로서 자신이 정점이던 무대를 내려와 주인공이 아닌 삶을 살고 있었다. 방송 중 이효리는 ‘공연 연습 후 돌아가면 설거지나 집안일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효리의 댄스팀으로 당시 대중에게도 인지도가 꽤 높았던 나나스쿨 멤버들은 이번 공연을 함께 하기 위해 모였는데 학부모들이 돼 있었다. 가수 못지않게 무대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던 이들도 주인공의 아우라와는 거리가 있는 생활인이 된 것이다.


현재는 무대의 주인공이기보다는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누군가와 함께 하는 삶, 서로 간의 조력자인 삶이 됐다. 김완선 엄정화 보아도 가족을 꾸리지는 않았지만 후배 가수들에게 현시대의 주인공 자리를 물려주고 대중음악계를 함께 끌어나가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보아, 사진제공=tvN
보아, 사진제공=tvN


이 가수들과 또래가 많을 시청자들도 주인공보다는 가족이나 일, 그리고 사회에서 조력자가 된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시청자들이 점점 주인공에서 멀어지는 나이와 입지에 이른 자신의 처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상황에 순응해 살고 있더라도 다시 주인공이 되는 판타지를 만나는 일은 즐거운 경험일 수 있다.


‘댄스가수 유랑단’ 가수들은 전성기에 비해 부족함이 없는 무대를 보여주며 주인공으로 다시 돌아와 우뚝 섰다. 시청자들은 이 가수들의 공연을 보면서 잠시 자신의 시간에서도 주인공으로 돌아가 보는 순간을 가져봤을 수도 있을 듯하다.


유랑단의 공연을 여는 곡이 ‘No.1’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 곡은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는 곡으로 ‘You’re still my no.1...‘이라 노래하는데 듣기에 따라서는 연인이 아니라 스스로가 주인공인 시절을 ’너‘로 타자화해서 듣는 것도 가능하다.


주인공이던 너(나)는 (세월과 함께) 떠나갔지만 너(나)는 (지금) 여전히 넘버원(주인공)이라는 의미로 ’댄스가수 유랑단‘에서는 들릴 수 있다. ’No.1’은 슬픈 노래를 흥겨운 댄스 비트 위에 올려 대립 요소가 조화로운 곡으로도 유명한데 시청자들에게는 세월이 흘러간 아쉬움과 지금 주인공으로 복귀하는 환한 기분의 공존으로 전달될 수도 있을 듯하다.


김완선, 사진제공=tvN
김완선, 사진제공=tvN


시청자들의 주인공 복귀 체험이 일시적이고 비현실적인 꿈같은 일이라고 해서 의미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무료해지기 쉬운 생활인의 삶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해 정서적인 활기와 생동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능에서 과거의 인기 콘텐츠를 되살리는 것은 추억을 자극해 재미를 끌어내는, 말 그대로 ‘추억 팔이’일 수 있다. 하지만 ‘댄스가수 유랑단’의 무대들은 재미에서 시작해 차원을 더 들어가 정서에 영향을 끼치는 작용들까지 일으키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을 이끄는 가수들이 ‘한국 여자 댄스 가수 대표 계보’라는 수식어로는 그 가치를 설명하는데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댄스가수 유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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