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美당국자가 中으로…'소통 재개' 미·중, 관계 풀 수 있을까

/로이터=뉴스1

미국과 중국이 최근 심화한 양국 갈등 문제를 풀기 위한 소통 재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지난 2월 미 영공을 침범한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중단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의 방중 계획에 진전이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미국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세라 베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대만 담당 선임국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외교 관리들과 회담을 가졌다고 발표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와 베란 선임국장은 중국 현지시간으로 5일 니콜라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 대사와 함께 중국의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과 양타오 북미대양주사(司) 사장과 회담했다.


국무부는 "양측은 개방적인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최근 양국 고위급 외교를 구축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의 하나로 솔직하고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국 관계와 양안(중국·대만) 문제, 소통 채널 및 기타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미국 관리들은 미국이 강력하게 경쟁하고, 미국의 이익과 가치를 옹호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존 커비 미 백악관 NSC 전략 소통 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크리튼브링크 차관보 등이 중국 측에 미국 정찰기와 구축함을 향한 중국군의 연이은 '위험한 접근'에 대한 우려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했다. 그는 "(미·중 관계가) 특히 긴장되고 오판의 위험이 있거나 중국군이 이유 없이 공격적인 행동을 할 때일수록 대화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양국 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미·중 고위층 사이엔 소통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달 방중한 사실이 알려졌고, 지난달 10일 오스트리아에서는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외교당담 국무위원이 이틀간 회동했다. 지난달 말에는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이 미국에서 회담했다. 다만 지난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미국 측이 중국에 국방장관 회담을 제의했지만 이는 중국 측 거부로 성사되지 않았다.


최근 양국 당국자 간 접촉이 잇따르면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다시 추진될 거란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국무부 측은 블링컨 장관의 방중 가능성 및 중국과 논의 등에 대한 언급은 피하며 이번 회담이 미·중 관계 개선에 "좋은 징조"라는 평가만 강조했다.

미·중의 소통 재개에도 양국 관계는 쉽게 개선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관련 양측의 견제가 여전하고, 대만해협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최근 중국에 대한 공세의 틀을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에서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화)으로 수위를 낮추는 변화를 줬지만 중국은 '말장난'이라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과 미국이 외교관계를 재개하는 동안 미국은 계속해서 중국을 도발하고 있다"며 양국 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미국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