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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기본에 충실하자[MT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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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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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7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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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지방은행의 연체율이 높아져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소기업 대출의 건전성 악화가 주요 요인이다. 2020년 중반에 1%에도 미치지 못했던 시장금리가 최근 3% 후반대로 높아진데다, 경기까지 좋지 않아 안 그래도 상황이 열악한 지방 중소기업들이 버텨내기 힘겨운 상황이다. 주로 이들을 상대하는 지방은행의 건전성이 나빠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지방은행의 경영환경은 원래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최근 들어 더 나빠졌다. 규모가 훨씬 더 큰 시중은행들과의 경쟁, 비용 문제로 따라잡기 어려운 디지털금융의 확산, 새로운 경쟁자인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지방경제의 쇠퇴다.

우리나라는 강력한 수도권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수도권에는 공장 하나 마음대로 짓지 못한다. 그런데도 인구와 총생산이 수도권에서는 늘어나는데 지방에서는 줄어들고 있다. 2020년부터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인구가 지방 인구보다 많아졌고, 명목 총생산 증가율은 이미 2012년부터 수도권이 지방을 앞섰다.

수도권 규제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으로 사람과 돈이 몰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4차 산업혁명이 큰 역할을 했다. 뜨는 첨단 IT산업이 인재 확보를 위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전통 제조업 위주의 지방경제는 쇠퇴하고 있다.

영업의 근간이 되는 지방경제가 어려워지자 지방은행들은 수도권 진출을 늘리고 해외진출까지 시도하고 있다. 성장과 이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은행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지방은행의 정체성은 점차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고 지방경제가 어려워지는데 지방은행들에 지역에서만 영업하라고 할 수도 없다. 진퇴양난이다.

지방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지방경제 회생이 필수다. 하지만 쉽지 않다.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오랫동안 추진되고 있으니 성과를 기다려 보자. 정부도 합리적인 범위에서 지방은행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해 줄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지방은행에 대한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율을 당초 60%에서 50%로 줄여주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31일 지방은행의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당사자인 지방은행은 뭘 해야 할까? 지역경제가 안 좋아 어쩔 수 없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몇 년 전 필자는 프랑스의 한 지방은행을 방문해 그 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 관계자를 만난 적이 있다. 왜 대형은행과 거래하지 않고 작은 지방은행과 거래하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그들은 우리를 모른다".

지방은행은 지역에 밀착한 관계형 금융으로 지역기업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일시적 어려움이 있어도 대출을 회수하거나 하지 않고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여 지속적인 기업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지방은행 경영의 기본이며, 경쟁력의 원천이다.

우리나라 지방은행들은 이런 기본에 충실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지역경제가 쇠퇴하고 있어 신나게 성장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지역 밀착 경영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며 관계형 금융을 강화시켜 나갈 때 지방은행들은 작지만 강한 은행으로 생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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