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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부활하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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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8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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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일본을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끝없이 저물어가는 국가로 간주했다.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자랑한 일본 산업은 디지털 경제의 등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경쟁력을 상실했다.

2000년대 들어 본격화한 한국과 중국의 급속한 성장과 발전은 제조업 분야에서 일본을 대체했고 제조업 생산성에서도 한국이 일본을 앞지르게 됐다. 최근까지 금융기관들이 플로피 디스켓을 사용했고 여전히 모든 서류에 도장을 찍고 우편을 통해 송부해야만 진행되는 일처리 방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일본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여겼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먼저 고령화와 인구감소에 직면한 일본의 미래는 모두에게 부정적으로 비쳤다. 그렇게 조용히 가라앉는 것만 같던 일본이 최근 부활의 조짐이 보인다. 일본 주식시장은 1990년 이후 3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많은 이의 주목을 받게 됐다. 세계화의 후퇴가 본격화하면서 일본의 낮은 대외의존도는 안정적인 내수기반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장점으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첨단 제조업에 대한 신규투자도 다시 진행된다. 대만 TSMC와 협력을 통해 규슈에 신규 반도체라인 건설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 대기업들의 연합인 라피더스는 시스템반도체 초미세공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파나소닉은 미국 테슬라와 협력관계를 토대로 이차전지 분야에서 권토중래를 도모한다.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로봇 보급확대와 자동화 흐름 역시 일본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일본의 이 같은 변화는 국제정세의 변화와 더불어 진행된다. 중국에 집중됐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대만을 둘러싼 분쟁 가능성 증대에 따라 일본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각됐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일본이 적극 호응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핵심 파트너로서 주도적 역할을 한다. 과거 미국의 압박과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모습에서 탈피해 상황을 주도하고 미국 및 서방국가들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 산업계의 경우 기술개발에는 앞서고 양산에서 뒤처짐으로써 시장을 내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대만, 중국 등에도 필요한 것은 얼마든지 배우겠다는 자세로 전환하고 있다.

인구구조 역시 일본에 유리하게 변화하고 있다. 오랫동안 인구감소와 고령화를 겪으면서 적응단계에 이른 일본은 2030년이 되면 우리나라와 중국에 비해 훨씬 양호한 노동력을 보유하게 된다. 중국은 도시지역 청년실업률이 20%를 넘어섰지만 일본은 대졸취업률이 95%에 이르면서 사회적으로 안정된 분위기와 자신감이 일본의 부활에 일조한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의 성장에 크게 기여한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는 국제정세의 변화와 중국 산업의 성장에 따라 이제 막을 내리고 있다. 일본에 대한 막연한 적대적 감정과 근거 없는 우월적 인식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고 대등한 관계에서 협력을 모색할 필요성이 점점 높아진다. 일본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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