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추정 해커 3500만 달러 암호화폐 또 해킹…미사일 자금 조달하는 듯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미국 정부의 대북 사이버 안보 강화 조치에도 북한이 배후로 추정되는 해커조직이 최근 3500만 달러(한화 약 457억4500만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해킹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해커들은 암호화페 지갑플랫폼인 '아토믹 월렛' 고객들의 암호화폐 계정을 탈취했다. 에스토니아에 본사를 둔 아토믹 월렛은 고객 수가 500만 명에 달한다.

아토믹 월렛은 지난 2일 성명에서 "월간 사용자 중 1% 미만이 해킹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해금액이나 해킹의 배후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런던의 암호화폐 추적 회사인 엘립틱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아토믹 월렛 사건에서 해커들이 사용한 자금세탁 기술과 도구는 북한이 지금까지 보여준 전형적인 행동과 일치했다.

독립 암호화폐 추적 회사인 잭XBT(ZachXBT)도 아토믹 월렛 사건이 북한 해커의 소행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 지난 1월 발생한 하모니 펀드 자금세탁 사건과 유사하다고 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하모니 펀드는 당시 1억 달러의 해킹 피해를 입었다. FBI는 하모니 해킹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잭XBT는 이번 사건의 피해금액이 3500만 달러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해킹과 자금세탁으로 핵과 미사일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제재 중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지난달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의 절반 가량이 사이버 공격과 암호화폐 해킹으로 조달됐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아토믹 월렛 피해자 중 일부는 트위터를 통해 해커들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애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해커들이 자신을 불쌍히 여겨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암호화폐 주소를 게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