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군 전투기 합동비행에…일본 "중대한 우려 전달"

[서울=뉴시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6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해 우리 군이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대응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해 5월24일 중러 양국이 합동 비행훈련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중국 훙(H)-6K 폭격기, 러시아 Tu-95MS 전략폭격기, 중국 젠(J)-16 전투기 등이 나란히 비행하는 모습. 2023.06.07

중국과 러시아가 6일 동해와 동중국해 상공에서 합동 정찰을 실시하면서 한국과 일본 인근에 전투기를 출격시킨 것과 관련해 일본정부가 외교라인을 통해 "중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이번 합동 훈련은 2019년 이후 6번째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는 러시아와의 연간 합동훈련의 일환으로 공역에서 전투기 정찰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우리 국방부는 러시아 군용기 4대와 중국 군용기 4대가 한반도 남쪽과 동쪽 방공 지대에 진입한 것을 확인하고 군 전투기 긴급 출격으로 대응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들 군용기가 카디즈(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기 전부터 식별했고,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을 대비한 전술조치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도 외교 경로로 중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일본군은 러시아 폭격기 2대가 동해 상공에서 중국 폭격기 2대와 합세해 동중국해까지 함께 비행한 뒤 중국 전투기 2대가 합류한 사실을 확인하고 전투기를 출격시켰다고 밝혔다. NHK는 "일본 방위성은 중국과 러시아의 공동비행이 일본을 겨냥한 의도된 시위 행동이라고 지적하면서 양국 군사 행동에 대한 경계와 감시를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중국 국방부는 "러시아와 양국군의 연간 협력계획에 근거해 동해와 동중국해 관련 공역에서 제6차 연합 공중전략 순찰을 실시했다"고 공개했다. 정기훈련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방공구역은 외국 항공기가 자신을 식별하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도록 국가에서 요구하는 지역이다. 국가의 영공(영토 및 영해 위의 공기)과 달리 방공 구역을 관리하는 국제 규칙은 없다. 타국의 방공식별구역 안에 진입하는 군용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의 초계가 미국 중심의 해상훈련이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데에 무력시위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미국, 일본,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남중국해에서 처음으로 3자간 해상 훈련을 실시 했다. 미국과 캐나다 해군이 민감한 대만 해협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하는 동안 중국 군함은 미국 구축함의 150야드(137m) 이내에 접근하기도 했다.

웬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정례 기자 회견에서 "미국 군함과 항공기가 수천 마일을 이동해 중국을 문앞에서 도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영해와 영공 근처에서 근접 정찰을 실시하고 힘을 과시하는 것은 항행의 자유를 수호하는 것이 아니라 항행 패권을 조장하는 노골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