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법인세 경쟁력 OECD 38개국 중 34위, 세율구간 간소화 해야"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왼쪽 다섯번째)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한상공회의소

우리나라 법인세의 조세경쟁력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국 중 34위로 뒤처져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인세 개편과 동시에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세제정책 마련 필요성도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7일 제1회 세제혁신포럼을 열고 인구구조 변화와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해 국제기준보다 복잡하거나 불합리한 세법에 대한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오준석 숙명여대 교수는 한국의 법인세 조세경쟁력이 OECD국가와 비교해 매우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미국 조세재단이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국제 조세경쟁력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조세경쟁력 종합 순위는 25위다. 이중 소비세 분야는 2위로 높지만, 법인세 분야는 34위로 매우 낮다.

한국의 법인세 경쟁력은 미국보다 높았으나, 제도개편이 뒤따르지 않으면서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미국은 법인세 경쟁력이 11단계 상승해 22위를 기록한 반면 한국은 21단계 내려왔다. 원인은 미국이 2018년 누진세율 구조를 기존 15~35%에서 21% 단일세율로 단순화하는 동안 한국은 오히려 25%최고세율 구간을 신설하는 등 4단계로 세부화한 데 따른 것이다.

오 교수는 법인세 구간을 단일세율로 간소화하고, 명목 최고세율 24%도 OECD평균인 21%로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과표구간은 OECD 대부분 국가들이 1~2개에 불과한 반면 한국은 4단계로 복잡한데 국제적 추세에 따라 법인세율을 인하하고 누진체계를 간소화할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원교 율촌 변호사는 "법인 소득은 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귀속되고 주주들의 소득구간은 모두 다르므로, 법인 단계에서 누진과세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황성필 국회 입법조사관은 "세율 인하는 경제상황, 재정소요, 국제동향 등을 종합 고려해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세제개편 방향도 논의됐다.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지방세법상 법인지방소득세를 지역별로 차등화하는 방안에 대한 토론이 오갔다. 미국의 경우 연방법인세(21%)와 별도로 주(州)별로 법인세를 0~12%로 차등 부과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국세로 10%를 법인지방소득세로 일률 부과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중요한 것은 실질적 효과이므로 세제 인센티브뿐만 아니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교육, 의료 측면도 같이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국내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고 외국기업의 국내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세법체계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