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첫 '안방 언팩' 이유는...'폴더블 선구자'의 존재감, 세계에 과시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삼성전자 (69,300원 ▲500 +0.73%)의 5세대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삼성전자는 오는 7월 말 코엑스에서 '갤럭시 언팩'을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갤럭시 언팩의 국내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원조인 삼성전자가 '안방' 서울에서 새로운 갤럭시Z 시리즈를 선보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2010년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갤럭시S의 첫 번째 모델을 공개하며 시작된 갤럭시 언팩은 그동안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글로벌 주요 도시에서 총 26차례 진행됐다.

27번째 언팩은 서울로 무대를 옮긴다. 개최 시기도 예년의 8월 중순에서 7월 하순으로 앞당겼다. 삼성은 정확한 날짜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그간 언팩이 주로 수요일에 열렸던 점을 감안해 내달 26일 개최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미국·영국·독일·스페인 돌아…27번째 언팩은 '강남'

갤럭시 언팩을 서울에서 개최하게 된 배경으로 삼성전자는 "새롭게 발표할 폴더블 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폴더블폰을 처음 선보인 이후 매년 완성도를 높이면서 관련 시장을 주도해 왔고, 폴더블폰 시장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출하량 규모는 1420만대 수준으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2%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연평균 성장률은 27.6%로 2027년까지 4810만대 규모로 성장,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3.5%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경쟁자도 늘고 있다. 계속해서 갤럭시Z의 '카피캣'을 내놓은 중국 기업뿐 아니라 최근에는 구글이 폴더블폰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달 공개된 '픽셀폴드'는 구글의 첫 폴더블폰이라는 상징성에 더해 구글이 폴더블폰 최적화 앱(애플리케이션)과 OS(운영체제)를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삼성의 강력한 경쟁자 후보로 평가받았다. 아울러 모토로라도 이달 1일 '레이저40 울트라'를 공개했고, 삼성과 숙명의 라이벌인 애플의 폴더블폰 개발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폴더블 신제품을 공개해 '폴더블 원조'로서의 자부심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고, 압도적인 제품 완성도를 바탕으로 '폴더블폰은 삼성' 공식을 대세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폴더블 원조 삼성, 그 심장은 서울…글로벌 혁신의 중심 도시"

국내 시장의 영향력도 서울 언팩 개최의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국내 전체 스마트폰 중 폴더블폰 판매 비중은 지난해 기준 13.6%(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량기준)로 전 세계에서 폴더블 사용 비중이 압도적으로 가장 높은 국가였다. 삼성전자는 "국내 소비자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일상에 혁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성향을 보인다"며 "한국을 중심으로 폴더블폰 대중화가 점화된 후 전 세계로 본격 확산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한국은 삼성의 태동이 시작된 심장부"이고 "서울은 반세기 만에 글로벌 혁신과 문화의 중심 도시로 성장했다"면서, 이 같은 이유로 서울을 언팩 행사의 도시로 확정했다고 강조했다. 또 코엑스는 "국내 혁신 스타트업이 밀집한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했고, 글로벌 대형 이벤트 개최에 적합하며,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서울의 매력을 선보이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은 갤럭시Z플립5·폴드5의 강력한 사용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폴더블폰 시장의 주도권을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갤럭시Z플립5에 이른바 '물방울' 타입의 힌지(경첩)를 적용해 주름을 개선하고, 기기를 접었을 때 디스플레이가 완전히 맞닿는 디자인을 구현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7월 말 언팩으로 갤럭시Z 신제품의 출시 일정도 2주가량 당겨질 전망이다. 지난해 갤럭시Z플립4·폴드4는 8월 10일 공개, 26일 출시였다. 이에 갤럭시Z5 시리즈는 8월 중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출시 일정을 앞당기는 배경으로는 신제품 출시로 오는 9월까지 초기 판매량을 극대화해 올 3분기 실적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