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전세금 반환 위한 DSR 완화…올해 상속세 개편 없어"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2023.06.08.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역전세 문제를 고려해 전세금 반환에 한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된 상속세에 대해선 올해 개편 계획이 없고 부동산 관련 세제도 큰 틀에서는 건드리지 않겠다고 했다.


추 부총리는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전세금 반환과 관련해 대출 규제를 완화해주려고 한다"며 "이 목적에 한해 DSR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주택 가격이 떨어져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 문제가 심화하는 점을 고려해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추 부총리는 "새로 전세 들어온 분들이 다음에 나갈 때 어려움이나 걱정이 없도록 하는 장치까지 함께 마련하면서 대출 규제 완화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관계부처가 현장에서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며 "늦어도 7월 중에 시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주택 관련 또는 금융 관련 일반 대출은 DSR을 완화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DSR 규제는 일관되게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금융회사의 건전성 유지 차원에서도 필요하기 때문에 일관되게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2023.06.08.

추 부총리는 최근 넥슨의 상속세 물납을 계기로 불거진 논란에 대해선 "상속세를 낮추려면 사회적 공론화와 공감대 형성이 먼저 필요하다"며 "넥슨 상속세 물납과 관련해 문제 제기가 있지만 그렇다고 상속세를 대폭 낮추자고 말하기에는 아직 여론이 성숙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부가 상속세 과세 체계를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 개편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선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유산세는 피상속인이 남긴 재산 총액을, 유산취득세는 상속인이 각각 물려받는 재산 가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다.

추 부총리는 "우리나라 상속세는 유산세 기준으로 10억원을 자녀에게 상속하면 10억원을 기준으로 과세한다"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많은 국가들은 받는 사람 기준, 즉 자녀가 다섯 명이면 2억원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매기는데 우리나라는 10억원 기준으로 매기기 때문에 세금을 훨씬 많이 내는 구조"라고 했다.

이어 "상속세 체제를 전반적으로 개편하려고 하니 배우자, 자녀에 대한 공제 등 함께 건드려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너무 큰 작업"이라며 "5월 말쯤 (검토를) 마무리해 상속세 개편을 이번 세제개편안에 포함해 발표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많은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올해는 상속세에 대한 전반적인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작년에 진통 끝에 법인세를 개편했는데 올해 정부가 지난해 제출했던 것과 똑같은 내용의 법안을 제출하면 아마 국회 논의가 안 될 것 같다"며 "한 해 정도는 숨 고르기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정부는 법인세 과표구간을 간소화하고 최고세율을 3%포인트(p) 낮추는 안을 제시했지만 국회 논의 끝에 전체 과표구간에서 1%p씩 낮추는 것으로 결정됐다.

추 부총리는 부동산 관련 세제와 관련해선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세제를 강화하는 건 현재 상황에 맞지 않는다"며 "부동산 세제를 (작년에) 낮췄으니 다시 높여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이대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어 "다주택에 대해 세금을 과다하게 부과하는 부분은 수정이 필요하지만 큰 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