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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사설 구급차 안돼" 치료받던 병원이 응급실 연결 미뤄…40대 숨져

머니투데이
  • 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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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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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사설 구급차에 탑승했던 응급 환자가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 수용 가능 여부를 타진했으나 정확한 대답을 듣지 못해 1시간 가까이 도로를 헤매는 일이 벌어졌다. 환자는 결국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숨졌다. 병원은 "규정상 사설 구급차는 응급실로 직접 전화 연결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의료진 연결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8일 40대 남성 A씨는 인천 자택에서 평소 통원 치료를 받던 서울 B병원 응급실로 가기 위해 사설 구급차를 불렀다. 암 환자인 A씨는 상급 병원인 B병원에서 꾸준히 치료를 받아왔다.

사설 구급차 탑승 당시 A씨는 혈압과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40도가 넘는 고열이 있는 상태였다. A씨 가족이 119에 먼저 문의했으나 119 구급차의 경우 인천에서 서울 등 지역 간 이동이 어려워 119 측에서 사설 구급차 이용을 안내했다.

A씨가 탑승한 사설 구급차에는 1급 응급구조사와 구급대원이 탑승해 있었다. 서울 이송 전 해당 구급대원이 환자 수용 가능 여부 확인을 위해 B병원 대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119의 경우 응급실과 직접 전화 연결을 할 수 있는 '핫라인'이 구축돼 있지만 사설 구급대의 경우 핫라인이 마련돼 있지 않다.

구급대원은 B병원 행정직원에게 응급환자 수용 가능 여부 확인을 위해 응급실 연결을 부탁했다. 그러나 B병원 행정직원은 "사설 구급차의 경우 응급실로 직접 전화를 연결할 수 없고 현장에 도착 후 (의료진에게) 확인을 받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응급의료법) 제48조의2 1항에 따르면 구급차 등에 동승하는 응급구조사, 의사, 간호사 등 응급환자 등을 이송하는 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이송하고자 하는 응급의료기관의 응급환자 수용 능력을 확인하고 응급환자의 상태와 이송 중 응급처치 내용 등을 미리 통보해야 한다.

응급환자 수용 가능 여부는 응급의료기관의 의료진이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A씨의 경우 의료진에게 수용 가능 여부 확인을 받기도 전에 행정직원 단계에서 의료진 연결이 거부됐다.

A씨가 탑승한 사설 구급차의 구급대원이 재차 전화를 걸어 응급실 연결을 요청했으나 "병원 지침상 사설 구급차는 응급실과 전화 연결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구급대원은 119 측에 환자 상태를 알리고 B병원의 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119 연락을 받은 B병원 의료진은 "환자 상태가 좋지 않으니 인근 병원으로 이송 후 전원을 하는 게 좋겠다"고 답변했다. A씨 자택에서 출발해 B병원의 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까지 40여분이 걸렸다. 1시간 가까이 도로를 헤매던 A씨는 인천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당일 숨졌다.

A씨를 이송한 구급대원은 "응급실에 도착해 의료진의 판단을 기다렸다가 병상 없음 등의 사유로 들어가지 못한 사례도 많다"며 "유족들은 사설 구급차라는 이유로 의료진에게 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받지 못해 이송이 늦어진 것에 마음 아파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B병원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찬 더프렌즈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응급의료법에 따르면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자'에 대한 규정이 꼭 119 관계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응급환자가 있을 때 해당 이송 수단에 있는 응급의료 종사자가 환자 발생 경위, 환자 상태, 도착 예정 시간 등을 의료 기관에 미리 통보하라고 규정돼 있는데 병원 측에서 이 자체를 못하게 막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이 직접 환자 상태 등을 들은 후 환자를 수용할 수 없다고 한 경우에는 병원 측의 정당한 거부 사유라고 할 수 있지만 의료진 연결 자체가 안됐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승범 법무법인 더웨이 변호사도 "응급의료법에 환자 수용 가능 여부 확인이 의무 조항으로 규정돼 있어 이송하는 사람은 이송하려는 병원 의료진에 이를 알려야 하고 병원은 이에 답해줄 의무가 있어 충분히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B병원 관계자는 "(A씨가 탄 차의 구급대원이) 콜센터로 전화해 행정직원이 응급실로 확인을 했고 그 결과 응급실에 도착해 의료진의 판단을 받거나 가까운 응급의료기관에 가라고 안내한 것"이라며 "중증응급환자의 경우 가까운 지역응급의료센터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것이 통상적인 원칙인데 보호자가 타 권역(지역) 응급실 내원을 원한다고 해 직접 방문하시도록 설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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