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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마침내 끝나나? [PADO]

머니투데이
  • 김수빈 PADO 매니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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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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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일본이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증시는 33년만의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고, 머지않아 1989년 버블 시대의 최고점을 돌파하리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비결은 무엇일까요? 첫째로 일본이 마침내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내유보가 강할 수 밖에 없는 기업 거버넌스를 가지고 있어 '엔저(低)'를 통한 '수출 밀어내기'를 하지 않으면 '과소소비'와 저성장의 늪에 빠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둘째는 국제정세의 변화입니다. 일본은 과거 미국의 동아시아 냉전 파트너로서 미국의 묵인 하에 '엔저'를 통한 경제성장을 추구했다가 1985년 플라자합의로 엔화가 강제로 평가절상되면서 수출에 타격을 입고 오랫동안 침체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다시 미국의 대중국 정책의 동아시아 파트너가 되면서 미국이 일본의 구조적인 '엔저'를 허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인도태평양' 개념을 창안하고 역내 외교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기 때문에 일본은 외교에서도 동아시아의 허브가 되고 있습니다. 인도, 호주, 동남아는 물론이고 이제는 북한의 문도 다시금 두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의 앞날이 장밋빛이기만 한 건 아닙니다. 아래에 발췌 요약으로 소개하는 파이낸셜타임스의 5월 19일자 기사가 지적하듯, 일본은 대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고 기업의 거버넌스 개선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강해보이지만 이것이 얼마나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게다가 빠르게 감소하는 인구는 일본 경제가 뛰어넘어야 하는 커다란 함정입니다. 이 모든 문제는 한국 경제가 (몇몇 경우는 훨씬 더 무겁게) 짊어지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다시 이웃나라 일본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픽=PADO
/그래픽=PADO
5월 18일 늦은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와쿠니 해병대 기지에서 장교들을 만나고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도쿄에서 열리는 행사 참석을 위해 히로시마를 떠나고 있던 즈음,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일본의 욱일승천'이라는 리포트가 발송됐다.

욱일승천이란 표현은 그간 일본 경제에 대 많은 걸 약속하기도 했지만 또한 많은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 표현을 되살려 싱가포르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쓴 리포트는 절묘한 타이밍에 나왔다.

투자자들은 여러 가지 요인이 겹치면서 일본의 투자 매력도가 근래 최고가 됐다고 한다. 지금의 상황이 과거와는 다른 이유도 거론할 수 있다. 일본 경제가 마침내 '스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이 작금의 현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다.

적어도 현재로선 모멘텀이 강하다. '일본의 욱일승천' 리포트가 발송되기 몇 시간 전, 일본 토픽스 지수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례적으로 6주 내내 이어지면서 33년 내 최고점을 찍었다.

기업 거버넌스 개혁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약속이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에 일조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일본 경제에서 지난 수십 년 중 가장 거대하다고 여겨지는 실질적·심리적 변화 때문이다. 소비자, 기업, 은행, 정치인 전 세대를 아울러 물가가 그대로거나 떨어지는 것만 겪었던 나라가 이제는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클라이언트에게 장기적으로 토픽스 지수가 33% 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는 1980년대 버블 시대의 최고점을 넘는 것으로, 대부분의 투자은행과 투자자들은 일본 증시가 이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여긴 적이 없다.

/그래픽=FT, PADO
/그래픽=FT, PADO

분위기는 더 달아오를 준비가 돼 있었다. 5월 18일 저녁, 모두 합쳐 20조달러 규모의 자산을 주무르는 펀드매니저 수백 명이 주식 시장 개혁과 기업 거버넌스 개선의 약속에 이끌려 일본에 도착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래 도쿄 최대 규모의 투자 컨퍼런스 '시틱 CLSA 재팬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마침 TSMC, 삼성, 마이크론, 인텔을 비롯한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이 경제안보 관련 우려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인해 상당 규모의 제조시설을 일본에 신설할 수도 있다는 발표도 잇따라 나왔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반(反)중국 컨센서스가 자리잡으면서 일본의 지정학적 위상도 욱일승천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담을 열어 각국 정상을 맞았다. 점차 일본을 아시아 대표로 소개할 수 있는 자리가 드물어지는 상황에서 일본은 그런 기회를 누린다는 사실과 여러 국가 정상을 일본에 초청했다는 사실을 눈에 띄고 즐기고 있다고 외교관들은 말한다.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에 한국, 인도, 브라질, 베트남의 정상들도 초청했다.

아시아가 점차 미중 갈등, 군사적 긴장, 그리고 새로운 냉전을 위한 진영 형성의 장으로 인식되는 가운데 관계자들은 기시다 총리가 일본을 안정적이고 충실하며 공급망 친화적인 서구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히로시마를 방문(러시아의 침략 이후 젤렌스키의 가장 눈에 띄는 해외 방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한 것은 그러한 이미지를 굳히는 데 도움이 됐다.

(히로시마 로이터=뉴스1) 최종일 기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에서 세션 참석에 앞서 전날 방일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히로시마 로이터=뉴스1) 최종일 기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에서 세션 참석에 앞서 전날 방일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싱가포르은행의 리포트가 보여주듯, 일본의 경제는 G7 국가들이 부러워할 만한 상태다.

전반적인 경제 활동이 2023년 초부터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첫 분기 GDP는 연간으로 환산했을 경우 예상을 뛰어넘는 1.6% 성장을 기록했다. 임금은 소폭 상승했는데 일본이 오랫동안 경기 침체를 겪은 걸 고려하면 상당한 변화다.

수십 년간 디플레이션을 겪었던 일본의 4월 근원인플레이션은 작년 동월 대비 3.4%를 기록했으며 13개월째 중앙은행의 목표인 2%를 상회하고 있다. 현지 기준으로는 높지만 여전히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스테판 앵그릭은 일본 경제의 저력이 (종종 저평가되곤 하던) 그 안정성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혼란이 점점 더 심해지는 세계에서 일본의 저성장과 안정성의 조합은 "특징이지 결함이 아닙니다."

그러나 가장 냉혹한 질문이 남아 있다. G7 회의가 끝나고 투자 컨퍼런스가 끝나면, 다들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과거 일본의 '욱일승천' 랠리가 어떻게 용두사미로 끝났는지를 복기하며 과연 이번은 다를까 자문하게 될 것이다. 외빈들을 모신 잔치가 끝나고나면 일본은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중국은 여전히 일본에게 가장 큰 무역상대국이고 일본의 인구는 그 누구의 예상보다도 빨리 줄어들고 있으며 많은 경제학자가 글로벌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기업들은 글로벌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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