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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진, 불안함을 내려놓고 완성한 이미주 [인터뷰]

머니투데이
  • 이덕행 기자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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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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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AA
/사진=UAA
배우 안은진이 매 작품 들어가기 전에 세우는 목표는 '욕을 먹지 말자'는 것이다. 자신의 연기가 부족해 함께한 배우들과 작품에게 피해를 줄까 걱정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품에서 보여지는 안은진의 모습은 왜 그런 걱정을 했는지 의문이 든다. 최근 종영한 '나쁜 엄마'에서도 비슷했다. 다만, 이번에는 조금 더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러자 건강하면서도 아름다운 캐릭터가 완성됐다.


지난 8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나쁜 엄마'(극본 배세영, 연출 심나연)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엄마 영순(라미란)과 어느날 아이가 돼버린 검사 아들 강호(이도현)가 다시 모자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안은진은 강호의 고향친구이자 옛 연인 미주 역을 맡았다.


검사가 된 강호는 자신의 계획을 위해 모질게 미주를 버린다. 미주는 강호가 세운 계획을 이루려면 자신이 사라져야 한다는 사실을 짐작한 미주는 이를 받아들이지만, 계획을 마친 강호가 다시 자신의 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만은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미주의 믿음은 복수를 완료한 강호가 미주에게 프러포즈를 하며 보답받았다.


3%의 시청률로 시작한 '나쁜 엄마'는 점차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이 가파르게 상승했고, 자체 최고 시청률 12%로 막을 내렸다. 종영 후 인터뷰에 나선 안은진은 미주가 맞이한 행복한 결말과 12%라는 시청률에 크게 만족했다.


"미주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마무리 아닐까요? 지금까지 기다린 시간을 보상받았잖아요. 예진이와 엄마도 새로운 사랑을 찾았고요. 저희 가족에게는 행복한 결말이라고 생각해요. 대본을 볼 때도 좋았는데 찍은 걸 보니 더 좋았어요. 첫 방송과 마지막 방송은 다 같이 모여서 봤어요. 혼자 봤으면 슬펐을 것 같은데 다 같이 봐서 슬픔을 나눈 것 같아요. 사실 시청률은 노력한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데 운이 좋았어요. 예쁘고 좋은 이야기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잘되기까지 해서 복을 타고난 것 같아요."





/사진=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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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엄마'는 영순과 강호의 서사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미주의 첫 번째 역할은 그 안에서 작동한다. 그러나 미주라는 인물이 가진 서사 역시 이에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미주에게는 예진과 서진이라는 쌍둥이 남매와 두 사람을 키워주는 엄마 금자(강말금)가 있다. 극에서 유일하게 자식인 동시에 엄마인 셈이다. 안은진은 이러한 미주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세심한 공을 들였다.


"미주는 강호와 영순의 서사, 특히 강호에게 중요한 인물이잖아요. 미주의 시점에서는 두 사람의 과거신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예쁘고 사랑스럽고 모두가 이입할 수 있는 과거를 보여줘야 현재의 시점에서도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초반에는 과거에 집중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냈어요. 현재 시점에서는 그런 부분이 해결됐으니 세세하고 복잡한 마음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어요. 또 엄마의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친구처럼 투닥거리면서도 어떤 순간에는 정말 엄마 같은 모습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현장에 가자마자 아이들이 '미주 엄마'라고 불러줘서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미주를 표현하기 위해서 중요했던 건 강호를 맡은 이도현과의 호흡이었다. 안은진은 강호를 연기한 이도현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의 예쁜 서사가 있기 때문에 잘 표현하면 시청자분들이 따라오실 것 같았어요. 도현이는 어떤 신을 찍더라도 그 자리에서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통장을 주면서 헤어지는 신이 기억에 남아요. 길기도 하고 눈빛으로 대화를 해야하는데 지칠 법도 하지만 끝까지 집중해 줬어요. 그래서 저도 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던 것 같아요. 그게 아마 이도현이라는 배우가 케미 요정으로 불리는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또한 모녀 관계로 호흡을 맞춘 강말금과의 연기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안은진은 "저희 모녀도 만만치 않았다"며 강말금과의 호흡을 회상했다.


"영순과 강호만큼은 아니지만 저희도 신이 있었어요. 리허설 때부터 100%로 해주셔서 재미있게 찍었어요. 끝나고 감독님도 '이 신 참 재미있네요'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저와 선배님만 아니라 보는 사람도 그렇게 느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습할 때 생각도 못했던 부분에서 자극도 많이 받았어요. 이게 이 드라마의 묘미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순과 강호가 눈만 보면 찡하다고 했는데 저희 모녀도 많많치 않았어요."


/사진=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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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한 사람만'과 이번 '나쁜 엄마' 등을 통해 죽음과 행복 등 무거운 주제를 다룬 작품에 연달아 출연한 안은진은 "평소에 할 수 없던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니 나아갈 힘을 얻게 되는 점"을 배우의 장점으로 꼽았다. 특히 '나쁜 엄마'에서 길고 긴 기다림 끝에 행복을 마주한 미주를 보며 또 하나를 배웠다.


"이번에는 미주의 마무리처럼 '인내와 역경을 딛고 웃을 날은 반드시 오는구나'라는 점을 배웠어요. 강호와 헤어지고 도저히 키울 방법이 없어서 핏덩이를 떼어놓지만 그래도 마음이 무너지지 않으면 결국 웃을 날이 온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매 작품 '욕을 먹지 말자'는 목표를 세우고 작품에 임한다는 안은진. 가장 불안함을 느끼는 순간은 작품에 들어가기 전이었다. 그러나 작품에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불안감은 해소됐다. 특히 '나쁜 엄마'는 그 불안감을 조금 더 내려놓을 수 있었다.


"항상 이 작품을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많은 것 같아요. 주변에서는 그냥 하면 된다고 하는데 시작하기에 앞서서는 잘할 수 있을까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 때가 가장 힘들어요. 그런데 현장을 가면 해결돼요. 이번에도 시작하기 전에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현장에 가니 없어졌어요. 특히 '나쁜 엄마'는 다른 작품보다 마음 편히 놀 수 있었어요. 캐릭터도 예쁘고 건실하고 영순과 강호의 이야기가 크다 보니 제 역할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담감을 내려놓자 결과는 따라왔다. 안은진이 표현한 미주를 비롯해 모든 인물이 살아 숨 쉰 '나쁜 엄마'는 완성도와 성적을 모두 잡으며 또 하나의 웰메이드 드라마로 남았다. 미주의 결말을 통해 믿음의 중요성을 배웠다면, 부담감을 내려놓은 자신의 모습에서도 배울 점이 있었다.


'촬영을 하다보니 이렇게 재미있게 편하게 촬영을 해도 스태프 분들이 잘 계시니 결과물이 잘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조금 더 마음을 놓고 그 순간에 조금 더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는 또 다른 공부가 됐어요."





/사진=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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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진은 전설로 회자되는 '한예종 10학번' 출신이다. 안은진을 비롯해 김고은, 이유영, 박소담, 김성철, 이상이 등 많은 배우들이 속해있다. 이들은 성공한 후에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전설의 10학번'이라는 타이틀이 부담될 수도 있지만 안은진은 그런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저희는 무슨 일이 있으면 우르르 몰려와요. 다만, 살가운 말은 잘 안 해요. 이번에도 (김)성철이가 전화 와서 '잘하더라. 너무 좋아'라고 말해준 게 끝이에요. 사실 이렇게 불리는 게 부담되지 않고 좋아요. 친구들이 잘해서 같이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너네가 잘되면 계속 내 이야기도 좀 해줘라'이런 생각이에요."


2012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데뷔한 안은진은 어느새 10년 차를 넘어섰다. 안은진이 꿈꾸는 다음 스텝은 크지 않았다. '나쁜 엄마'를 통해 배운 것처럼 지금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저는 지금 하는 것도 해내기가 어렵고 벅찰 때가 많아요. 지금 촬영 중인 '연인' 역시 큰 이야긴데 잘 표현할 수 있을까만 고민하고 있어요. 이걸 마쳐야지 다음을 고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은 '연인'을 잘 표현하는 게 올해의 가장 큰 숙제이자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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