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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실종'이 가져온 위기…'스벌' 개발로 기회 만들었다

머니투데이
  • 전주(전북)=정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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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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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들이 꽃에서 모아온 꿀을 벌집에 저장하고 있다./사진=농촌진흥청
꿀벌들이 꽃에서 모아온 꿀을 벌집에 저장하고 있다./사진=농촌진흥청
"뒤영벌 화분매개용 스마트 벌통(이하 스벌)에는 보통 200마리의 뒤영벌이 서식합니다. 놀라운 건 꿀벌 5000~1만 마리가 하는 일을 뒤영벌은 200여마리로 충분히 해낸다는 거죠. 벌이 화분매개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벌의 상태를 실시간 확인해 벌이 증식하기 좋게 환경을 관리해 주는 '스벌'이 있어 가능한 일 입니다. 스벌이 고도화되고 현장에서 잘 활용되면 앞으로 4계절 내내 맛있는 딸기를 맛볼 수 있게 될 겁니다"(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이경용 농업연구사)

지난 20일 전북 전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4계절 하우스 딸기 생산동. 이경용 박사는 이 곳에서 하우스내 딸기 화분매개를 위해 설치한 '뒤영벌 스벌'의 기능을 점검하고 있었다. '스벌'내 온도와 이에 따른 뒤영벌의 활동성, 또 벌통 바깥쪽에 부착된 팬(fan)이 자동으로 작동하는지를 꼼꼼히 살폈다.

이 박사는 "스벌 외부센서가 하우스내 환경조건을 자동 측정해 벌통 내부온도가 32도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 팬이 저절로 작동하면서 환기는 물론 내부 온도를 낮추게끔 고안됐다"며 "벌통 입구에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벌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인식, 데이터화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이경용 농업연구사가 지난 20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딸기재배 실험동에 설치한 '뒤영벌 화문매개 스마트 벌통'의 기능을 설명하며 밝게 웃고 있다. /사진=정혁수 기자 /사진=정혁수
이경용 농업연구사가 지난 20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딸기재배 실험동에 설치한 '뒤영벌 화문매개 스마트 벌통'의 기능을 설명하며 밝게 웃고 있다. /사진=정혁수 기자 /사진=정혁수
국립농업과학원 이경용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뒤영벌 화분매개 스마트 벌통' 사진. /사진=정혁수
국립농업과학원 이경용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뒤영벌 화분매개 스마트 벌통' 사진. /사진=정혁수
벌(Bee)은 인류 역사상 먹거리 생산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생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꿀벌 피해(벌 소실)가 잇따르면서 농작물 생산에 '적색등'이 켜졌다. 지구촌 주요 농작물 70%는 수분(꽃가루받이)을 해주는 곤충(벌)이 필요한데 이상기상 등으로 수분을 해주는 벌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06년부터 매년 38%의 봉군(벌무리)이 소실됐고, 일본은 2009년 병에 감염된 여왕벌 수입이 중단되면서 딸기를 비롯한 시설작물 수정문제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1~2022년 월동이후 꿀벌 소실로 인해 화분매개용 벌 가격이 평년대비 15~30% 높아져 농가에 큰 부담을 안겼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농작물의 수정에 사용되는 벌통 수는 대략 61만개로, 비닐하우스에서 생산되는 과일 70%가 벌들의 활동에 의존하고 있다"며 "농작물 생산에 절대적인 '벌'을 기상 이상 등에 상관없이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했다"고 했다.
이경용 농업연구사가 지난 20일 국립농업과학원 '뒤영벌 사육실'에서 뒤영벌의 역할과 사육실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정혁수 기자 /사진=정혁수
이경용 농업연구사가 지난 20일 국립농업과학원 '뒤영벌 사육실'에서 뒤영벌의 역할과 사육실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정혁수 기자 /사진=정혁수
이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꿀벌·뒤영벌) 화분매개용 스벌'은 벌이 화분매개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벌의 활동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벌통 내부를 벌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개선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벌통 내부의 온도, 습도, 탄산가스 농도를 모니터링해 자동으로 최적의 환경을 유지시킬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고온상황에서는 팬이 온도와 탄산가스에 따라 속도를 달리해 작동한다. 봉군내부온도는 35도, 탄산가스는 500ppm 미만으로 유지시킨다. 또 딥러닝 영상분석 기술을 이용해 벌의 크기, 형태, 색깔을 학습시켜 실시간으로 벌의 활동량을 측정할 수 있게 했다. 벌통내부 센서값과 활동량 측정값을 기반으로 벌통의 생태판단 알고리즘을 구축, 초보자도 벌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2년간 현장 실험결과는 스벌의 기능성을 입증하는 데 충분했다. 토마토와 딸기 시설재배 농가에 '스벌'을 적용한 결과, 여름철 비닐온실에서 벌의 활동량은 1.6배 많아졌고, 겨울철 비닐온실에서 벌의 생존기간은 기존 105일에서 173일로 68일 길어졌다. 작물 생산면에 있어서도 여름철 토마토 착과율은 기존 대비 15% 향상됐고, 겨울철 딸기 상품과율은 기존보다 6% 높아졌다. 1000㎡(약 300평) 기준 각각 100만원, 117만원의 수익을 더 가져왔다.

이 박사팀이 개발한 스벌은 여러면에서 진일보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 제품은 벌통환경을 단지 모니터링 할 뿐이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벌통내부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한 점이 눈에 띈다. 벌을 잘 모르는 사용자도 먹이공급시기, 벌통 교체시기, 농약사용시 벌관리 등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한 점도 긍정적이다. 또 화분매개용 뿐만아니라 양봉용으로도 이 기술을 확장시킬 수 있다.
벌통에는 뒤영벌 200여마리가 살고 있다. 꿀벌의 경우 같은 벌통에 5000~1만 마리가 서식하며 화분매개 기능을 수행하지만 뒤영벌의 경우 200마리 만으로도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사진=정혁수
벌통에는 뒤영벌 200여마리가 살고 있다. 꿀벌의 경우 같은 벌통에 5000~1만 마리가 서식하며 화분매개 기능을 수행하지만 뒤영벌의 경우 200마리 만으로도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사진=정혁수
농진청은 이 기술이 농가에 효과적으로 보급될 수 있도록 전국 8개 시군에 시범사업을 진행중에 있으며, 원천기술을 '대성' '팜커넥트' 등 4개 스마트팜 업체에 이전에 산업화를 돕고 있다. 주변에서는 '스벌'의 기술 생산유발 효과가 12억, 벌 화분매개 기술에 대한 기술편익이 105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상재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장은 "이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화분매개용 '스벌'은 폭염 한파 등 이상 기상에서 발생하는 벌의 활동감소로 인한 문제(작물 생산량 저하)를 4차산업기술 통해 해결한 쾌거"라며 "앞으로 '스벌' 고도화를 통해 안정적인 농작물 생산은 물론 식량안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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