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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새 서울지하철 노선도 정보·문화 콘텐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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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1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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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근 연세대 디자인예술학부 교수 겸 한국디자인학회 회장
오병근 연세대 디자인예술학부 교수 겸 한국디자인학회 회장
매력있는 도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에 있어 눈에 띄는 랜드마크도 중요하지만,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수단 또한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 편리함과 더불어 전체적인 이미지나 느낌이 그 도시에 대한 기억으로 남기 때문이다. 서울의 지하철은 해외의 다른 도시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요금, 인터넷 연결과 깨끗한 환경, 그리고 촘촘한 지하철망으로 서울이나 인근 어디든 편하게 갈 수 있어 외국 방문객들에게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이처럼 편리한 서울지하철에도 아쉬운 점이 있는데, 바로 사진을 찍거나 기억에 남길 만한 이미지나 콘텐츠 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영국 런던은 빨간색 이층버스와 라운델이라는 상징로고를 가진 지하철로 생동감 있는 도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사실 런던은 이미 1908년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상징로고와 함께 노선별 색상, 전용 서체 등 시각적 모티브를 이용한 디자인으로 지하철을 브랜드화하고 문화상품으로 개발했다. 그 결과 지하철은 런던의 상징 중의 하나이자 시민의 자부심이 됐다.

세계 최초 지하철인 런던 지하철은 노선 정보를 알려주는 노선도 역시 최초로 도입했다. 1930년대 지하철 전기공이던 헤리백(Harry Beck)은 지리적 실제감을 닮은 꾸불꾸불한 모양의 기존 노선도를, 수직과 수평, 대각선으로 단순화하여 정보의 시각적 위계와 질서를 부여했다. 이 노선도 디자인은 매우 쉽게 정보를 인지할 수 있고, 아름답기까지 해 당시 시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전세계 지하철 노선도의 원형이 됐으며, 영국 BBC가 20세기 영국을 빛낸 디자인 2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작은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이지만 그에 대한 가치를 알아주는 문화적 수준이 부럽기도 하다.

노선도는 지하철을 이용할 때면 반드시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정보매체이자 도시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는 대상이다. 알록달록한 노선표시 색들과 복잡한 선들이 서로 엉켜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상에서 확인할 수 없는 지하철 노선과 경로를 파악하고 도시의 구조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고도의 정보체계이다. 그런 점에서 일반지도의 사실적인 지리 정보보다는 노선의 경로와 구분,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결, 역 주변의 명소 등 복잡한 정보를 단순하고 질서 있게 구조화하고 최적화해야 한다. 또한 시각적으로도 도시의 이미지를 개성 있게 드러나게끔 할 수도 있다.

그동안 서울 지하철은 역사 내 안내사인 등의 정보 디자인을 꾸준히 개선해 왔지만, 노선도는 여전히 수많은 역과 노선, 다른 교통 노선과의 연결 표시로 어지럽게 보였다. 정보 간 구분이나 시각적 위계가 부족하며 도시의 이미지도 특별히 드러나 있지 않았다. 노선 정보를 더 조직화하고 시각적 위계를 갖춰 더욱 질서 있고 아름답게 디자인할 필요가 있었다. 이번에 새롭게 개선된 노선도는 많은 노선과 환승역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선들을 8선형(Octoliner)으로 정리해 국제 표준에 맞췄다. 2호선 순환선을 원형으로 표시해 중심에 두고, 노선의 구조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하고 시각적 정체성을 강조한 것도 새롭다. 이는 편리한 서울 지하철의 이미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시민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도 지하철을 통해 서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지하철 노선도가 정보와 문화의 콘텐츠로써 더욱 매력있는 서울의 전통을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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