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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 정주영의 꽃, 그리고 윤석열의 눈

머니투데이
  •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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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19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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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진's 종소리]

[편집자주] 필요할 때 울리는 종처럼 사회에 의미 있는, 선한 영향력으로 보탬이 되는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

[부산=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2023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9.14.
[부산=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2023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9.14.
#졌잘싸. '졌지만 잘 싸웠다'는 이 말은 부산엑스포 유치전을 앞두고 기자들 사이에서 단언컨대 가장 많이 나왔던 말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기세가 워낙 강해서다. 막판 대역전극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11월28일 프랑스 파리 BIE(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179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되는 2030년 엑스포 개최지 결정은 아직 두 달이 남았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이루려면 결선투표까지 가서 이탈리아 로마 표를 흡수하는 수밖에 없다.

용산 내부에선 문재인 정권이 허송세월했다는 불만도 많다. 중국이 2035년 엑스포 유치를 염두에 두고 있어서 '대국의 심기'를 살피느라 감히 방해가 될 수 있는 '2030년 부산' 따위는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그만큼 정부 내에서도 유치를 위한 치밀한 준비가 없었다는 얘기다.

정치권 일각에선 기대를 접은 기류가 적잖다. 비슷한 지역에서 연속 개최가 어려운데 일본이 2025년 엑스포(오사카·간사이)를 개최하니 2030년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양보하고 2035년 유치를 노려도 좋다는 시각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포기하긴 이르다.

#윤 대통령은 그 숱한 양자회담에서 항상 부산엑스포 얘기를 맨 마지막에 꺼낸다. 각 나라의 사정에 맞춰 어떤 점을 협력할 수 있고 어느 부분에서 대한민국이 도와줄 수 있는지를 다 말한 다음 헤어질 즈음 부산을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상대국 정상이 속 시원히 답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미 사우디를 지지하기로 한 나라는 난처한 반응도 보인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존중한다"(respect)고 말한 뒤 "어떤 선택을 하든 앞서 우리가 말한 협력방안은 다 지킬 것"이라고 대응한다. 회담에 동석했던 참모들에 따르면 상대 정상들이 오히려 '동공이 흔들린다'고 한다.

9월에만 최대 70개국과 양자회담이 예상된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이미 이달 20개국과 양자회담을 했던 윤 대통령이 30~50개국과 연쇄 회담을 하겠다고 뉴욕으로 떠났다. 정권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이건 진심이다.

#돌아보면 '윤석열 외교'는 늘 그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직접 영토전쟁을 일으킬 정도로 법도가 무너지는 세상, 광물 하나하나가 무기가 되는 각자도생 약육강식의 냉정한 국제질서지만 자유, 인권, 법치를 내걸고 자유민주주의 가치 외교를 주창했다. 조롱과 우려를 뚫고 한미일 협력체도 만들었다. 중국도 움직인다. 일관된 진심 외교가 일단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88서울올림픽을 유치한 바덴바덴의 기적 때도 일본 나고야에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최일선에서 뛰었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일본이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들에게 최고급 시계를 뿌릴 때 대신 정성을 쏟은 꽃바구니를 보냈다. 타고난 승부사의 진정성이 물량 공세를 이겼다.

윤 대통령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릴레이 양자회담을 하는 이유에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진심을 전달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는 11월 파리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아직 모른다.

[종소리] 정주영의 꽃, 그리고 윤석열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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