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1%대"…韓경제 70년 만에 '장기 저성장' 경고음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4~1.5% 수준이다. 신용평가사·투자은행(IB)들의 전망은 이보다 비관적인 1% 초반대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밝지 않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중반대로 내다봤지만 1%대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적잖다.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한국 경제는 약 70년 만에 2년 연속 1%대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ADB 韓 성장률, 올해 1.3%·내년 2.2%

ADB는 20일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1.3%, 2.2%로 내다봤다. 수출 증가 등 상방 요인과 고금리로 인한 민간소비와 투자 제약 등 하방요인이 혼재한다며 종전(7월)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일본·호주·뉴질랜드를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종전 4.8%에서 0.1%포인트(p) 낮은 4.7%로 전망됐다. 내년 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4.8%로 이전 전망 대비 0.1%p 올렸다.

국가별로 보면 부동산 업계의 위기로 중국 경제성장률이 하향조정(5.0%→4.9%)됐다. 이밖에 △인도(6.4%→6.3%) △홍콩(4.7%→4.3%) △대만(1.5%→1.2%) 등도 내려갔다. △태국(3.5%) △베트남(5.8%) 등은 종전 수준으로 유지됐다.

ADB는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은 앞선 전망보다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3.3%로 전망됐다. 이는 7월 전망 대비 0.2%p 내린 수준이다. 지난 7월 국내 물가상승률(전년동월 대비 2.3%)이 안정세를 보인 것이 근거였다. 또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2%로 종전보다 0.3%p 하향조정됐다.

IB, 내년 성장도 1%대 전망

정부(1.4%)를 비롯한 대내외 주요 기관들의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대체로 1% 중반대에 머물렀다. △한국개발연구원(KDI)·OECD 1.5% △한국은행·IMF 1.4% 등이다.

해외 신용평가사와 IB 등의 전망은 이보다 비관적이다. △피치 1.2% △JP모건·스탠더드앤드푸어스(S&P)·UBS 1.1% △씨티·HSBC 1.0% 등에 그친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경기활동 재개)가 기대보다 부진한 것이 꼽혔다. 아울러 통화긴축 영향에 따른 기업·소비자 심리 하락 등도 이유로 언급됐다.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긍정적이지만 않다. IB 가운데서 1%대로 예측한 곳이 다수다. △골드만삭스 2.6% △뱅크오브아메리카(BoA)-ML 2.2% △바클레이즈 2.0% △JP모건 1.8% △씨티·UBS 1.7% △HSBC 1.6% △노무라 1.5% 등 8곳의 전망치 평균은 1.9%에 그친다. 정부가 제시한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2.4%)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우리 경제가 2년 연속 1%대 성장률 기록하는 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53년 이후 처음이다. △1980년 2차 오일쇼크(-1.6%) △1998년 외환위기(-5.1%)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 △ 2020년 코로나19(COVID-19) 위기(-0.7%) 때 충격을 받았지만 이듬해는 회복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