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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뚜벅이' 민주당 의원, 요즘 차를 타는 이유

머니투데이
  • 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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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1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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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1. "이 개XX야. 제발 정신 좀 차려" 지난 18일 국회 밖을 나서던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그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 강성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건 순식간이었다. 이들은 박 원내대표가 가던 길을 가로막고 욕설을 퍼부었다. 급기야 어깨를 밀치기도 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당론으로 부결시키라고 압박했고, 이 대표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정부와 싸우라고 요구했다.

#2. 한 민주당 의원은 요즘 점심식사를 위해 국회 밖을 나갈 때 반드시 차를 탄다고 했다. 일상에서 건강을 챙겨야 한다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도 걷기를 고집하던 그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단식을 시작한 뒤로 국회 곳곳에 개딸(개혁의 딸·이 대표 지지층을 일컫는 말)과 강성 유튜버들이 있다"며 "최근 흉기 소동도 몇번 벌어지고 하니 보좌관이 한동안은 차를 타고 다녀달라고 부탁하더라"고 했다.

한층 거세진 강성 지지층의 입김이 민주당에 휘몰아치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맹렬한 지지가 장기간의 단식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거치며 지독한 배타성과 공격성으로 발현되고 있다. 당내 강성파 의원들은 강성 지지층의 주장을 옮겨 나르며 판을 키우고, 입지를 키우기 위해 강성 지지층에 적극 동조하는 의원들이 새롭게 생겨나기도 한다. 후폭풍이 두려운 비주류는 입을 닫는 분위기다.

강성 지지층의 요구는 당 노선에까지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받아들일 리 없는 국무총리 해임건의, 내각 총사퇴 등이 민주당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민심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와야 할 대통령 탄핵 주장이 민주당 의원들의 입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나온다. 당은 무도한 정권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 항변하지만, 국민들 눈에는 자칫 민주당이 정쟁을 위한 정쟁을 한다고 비칠 수 있다.

당이 위험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분명 없진 않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걱정해서인지 시간이 갈수록 침묵하는 이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 당의 주인은 당원이지만, 투표는 국민이 한다. 승리를 위해 때론 내 편에게 미움받을 용기도 필요하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에 힘을 실어준 국민들이 지금 원하는 게 뭔지 민주당도 알고 있을 것이다.

오문영 정치부 기자
오문영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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