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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벌어 폰도 못 사겠네"…야금야금 오르더니 '300만원' 코앞

머니투데이
  • 변휘 기자
  •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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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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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폰플레이션' 시대 (上)

[편집자주] '폰플레이션(폰+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다. 2011년 100만원대 스마트폰이 등장한 후 8년만에 200만원대를 돌파했다. 최신 폰인 아이폰15의 최고가는 250만원으로 머잖아 300만원대도 바라본다. 물가 상승률을 뛰어넘고 통신요금과 역행하면서 가계지출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단말기 가격 인상의 추이와 배경,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방안과 소비자의 노력을 조명한다.



10년새 '폰값' 130만원 올랐다


"한 달 벌어 폰도 못 사겠네"…야금야금 오르더니 '300만원' 코앞
'폰플레이션'이 극심하다. 세계 주요국이 저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혈투를 벌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가계통신비 인하를 목표로 통신 3사를 옥죄고 있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스마트폰 가격 탓에 정책 효과가 반감되는 흐름이다. 특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애플이 폰플레이션을 주도한다. 중저가 라인을 고루 보유한 삼성전자 (71,200원 ▼1,400 -1.93%)와 달리 '프리미엄폰'에 집중한 채 초고가 외 선택지를 지우고 있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0년 새 휴대전화 요금제와 스마트폰 가격의 추세는 정반대로 향했다. 국내 통신사가 2012년 판매한 상위 4개 요금제(LTE) 기본요금의 평균은 7만6725원이었다. 반면 올해 상반기 판매 상위 4개 요금제(5G) 기본요금의 평균은 7만3000원으로, 10년 전보다 4.9% 저렴해졌다.

이는 데이터와 통화·문자 제공량이 저마다 다른 요금제를 각종 할인 요소를 제외한 채 단순 평균한 결과지만, 해당 시기의 휴대폰 요금 수준을 파악하기에는 유효한 수치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특히 매월 휴대폰 요금의 25%를 할인받는 '선택약정' 제도가 2017년 도입됐고, 최근에는 청소년·시니어 등의 요금 할인 제도가 다양해진 것을 고려하면 휴대폰 요금의 실 부담액은 10년 전보다 많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같은 기간 휴대폰 가격은 급상승했다. 애플과 삼성의 최고가 모델을 출고가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2012년 말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5(64GB)는 117만원이었는데 최근 선보인 아이폰15프로맥스(1TB)는 250만원이다. 10년 새 가격은 2배 이상(133만원·114%) 뛰었다.

삼성 플래그십 폰도 비슷하다. 2012년 갤럭시노트2(64GB)가 115만5000원으로 100만원대를 처음 넘은 갤럭시로 기록됐고, 올해 선보인 갤럭시Z 시리즈에서는 폴드5(1TB)가 246만700원으로 최고가였다. 바(Bar) 제품과 폴더블 제품의 폼팩터는 다르지만, 최고가만을 기준으로 삼아 비교하면 10년 새 가격은 삼성폰 역시 2배 이상(130만5700원·113%) 상승했다.

"한 달 벌어 폰도 못 사겠네"…야금야금 오르더니 '300만원' 코앞
10년 전 휴대폰 시장은 LG전자·팬택도 삼성·애플과 함께 경쟁하며 공시지원금 등 마케팅 비용을 뿌렸다. 그러나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삼성·애플 양강 체제로의 시장 개편에 따른 마케팅비 절감이 보편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휴대폰 단말기 가격 부담은 한층 커졌다. 가계통신비 상승의 진짜 주범은 통신 3사가 아닌 단말기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더욱이 아틀라스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출고가 80만원 이상의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61.3%, 120만원 이상으로 범위를 좁혀도 38.3%였다. 국내 판매량 상위 1~3위 모델은 삼성의 갤럭시S22 울트라, 갤럭시S22, 갤럭시Z 플립4 등 모두 150만원 안팎이었고, 애플 제품 중에선 200만원대의 아이폰14 프로가 가장 많이 팔렸다.

특히 삼성이 갤럭시A 23(지난해 판매량 4위)을 비롯한 중저가 모델을 고루 판매한 반면, 애플은 아이폰 '미니'와 'SE' 등 비교적 저가 모델의 단종이 예고되는 등 프리미엄폰 위주로 라인업을 재편하는 추세다. 이는 자연스럽게 초고가 플래그십 폰 외 소비자의 선택지를 좁히는 결과가 될 전망이다.

폰플레이션은 스마트폰 산업의 성장에도 적신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달 30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6% 감소한 11억5000만대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업그레이드를 주저하고 있으며, 이에 미국 및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교체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100만원도 비쌌는데…"스마트폰 300만원 육박" 왜 계속 오르지




"한 달 벌어 폰도 못 사겠네"…야금야금 오르더니 '300만원' 코앞
스마트폰 단말기 300만원 시대가 온다. 100만원만 넘어도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던 수년 전과 달리, 이젠 200만원을 훌쩍 넘어 300만원을 넘보고 있다. 물론 최고가 기준이지만 고가 단말기 사용 비중이 높은 한국 시장을 고려하면, 국내 가계통신비 인상에 스마트폰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71,200원 ▼1,400 -1.93%)와 애플의 올해 스마트폰 신제품 출고가는 10년 전과 비교해 100% 이상 올랐다. 올해 삼성과 애플이 출시한 최고가 모델인 갤럭시Z폴드5 1TB 모델(246만700원)과 아이폰15 1TB 모델(250만원)은 2013년 갤럭시노트3(106만7000원), 아이폰5S(114만원) 대비 각각 130.6%, 119.3% 인상됐다.

특히 삼성의 경우 폴더블폰을 출시한 2019년부터 단말기 가격이 급상승했다. 1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의 출고가는 239만8000원으로, 직전 연도 최고가였던 갤럭시노트9(135만3000원) 대비 77.2% 인상됐다. 애플은 연평균 약 6.6%(2013~2020년) 가격 인상률을 유지해오다, 2021년 아이폰13부터 1TB 모델이 추가되면서 전작 대비 14.2%나 올랐다.

스마트폰 가격 인상률은 소비자물가지수와 비교해도 높다. 지난 10년(2013~2023년, 2023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8월 평균치) 소비자물가 평균 상승률은 1.8%인 반면, 같은 기간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평균 가격 상승률은 각각 9.2%, 7.5%에 달했다. 어림잡아도 최소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스마트폰 가격 인상은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으로 이어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당(1인 가구 포함) 월 통신비 지출은 12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이 중 통신장비(스마트폰) 비용 증가 폭(6.9%)이 통신서비스(통신요금) 비용 증가 폭(2.6%)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제조사 "원가 인상 고려하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

다만 제조사들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공급망 이슈와 부품 원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단말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모바일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0% 올랐다. 모바일AP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핵심 칩이 한데 모인 SoC(시스템온칩)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한다. 같은 기간 HHP(모바일기기)에 사용되는 카메라모듈 가격도 14% 상승했다.

특히 모바일AP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모바일·가전·TV) 부품 매입액 중 가장 큰 비중으로 차지해 가격 인상은 삼성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삼성은 모바일AP를 미국의 퀄컴, 대만의 미디어텍 등에서 공급받는다. 올 상반기만 5조7457억원(전체 매입액 중 17.7%)을 매입했다. 이는 전년(4조4944억원) 동기 대비 27.8%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카메라모듈에는 2조7460억원(8.5%)을 썼다.

모바일AP의 원가 비중은 제품에 따라 10~2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Z폴드4의 모바일AP 단가는 140달러(약 19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승분을 고려하면 갤럭시Z폴드5의 AP 가격은 180달러(약 24만원)대로 추정된다. 아울러 모바일AP와 카메라모듈 가격 인상분을 고려하면 사실상 동결 수준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향후 2~3년 내 스마트폰 가격은 300만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원가 인상 압박이 지속되면 제조사는 신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 애플은 중국의 아이폰 판매 제한 움직임으로 아이폰15의 가격은 동결했지만, 내년 아이폰16 출고가는 5~10%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원가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삼성과 애플은 지속적으로 출고가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며 "판매량을 끌어 올리려면 가격부터 낮춰야 하는 상황에서 제조사들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급보다 비싸" 폰 갈아타기 공식도 달라졌다…요즘 대세 조합은



=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자신의 제품을 직접 수리할 수 있는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30일부터 국내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자가 수리 프로그램의 도입으로 국내 소비자들은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제품을 수리하는 방법 외에도, 온라인을 통해 필요한 부품을 구입해 직접 수리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제공) 2023.5.30/뉴스1
=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자신의 제품을 직접 수리할 수 있는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30일부터 국내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자가 수리 프로그램의 도입으로 국내 소비자들은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제품을 수리하는 방법 외에도, 온라인을 통해 필요한 부품을 구입해 직접 수리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제공) 2023.5.30/뉴스1
최저임금 월급(209시간 기준) 201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휴대폰 단말기 가격에 고가의 최신 스마트폰을 찾는 이용자도 줄었다. 과거에는 '2년 넘게 이용하면 바꾸는 폰'이 공식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치솟은 가격 만큼이나 휴대폰의 내구성과 배터리 수명 등이 크게 개선되면서 알뜰하게 오래 쓰는 트렌드가 확산하는 추세다.

실제로 휴대폰 교체 주기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역대 최장인 43개월을 기록했다. 2013년 국내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16개월이었다. 국가별 차이는 있지만 약정기간 2년도 채우지 않고 '새 폰'으로 갈아타던 10년 전과 달리, 이제는 휴대폰을 한 번 구입하면 적어도 2~3년 쓰는 흐름이 대세가 된 셈이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ASP(평균판매가격) 상승세와 예전 대비 길어진 교체 주기를 고려하면, 당분간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내년부터 조금씩 단축될 것으로 보이지만, 40개월 이상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고·리퍼폰 시장도 '폰플레이션'을 이겨내려는 이용자들의 선택지 중 하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리퍼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 확대됐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시장이 12% 쪼그라든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리퍼폰은 중고폰을 수리해 재판매하는 제품인데, 품질이 비교적 검증됐지만 가격은 신품 대비 30~50% 저렴하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로 이용자들이 값비싼 신제품 대신 리퍼폰으로 눈길을 돌렸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도 전 세계 중고폰 시장이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10.3% 성장하고, 전체 시장 규모는 999억달러(약 13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중고폰 업계도 유통 대수를 1000만대 이상으로 추산한다. 지금까지 주로 개인 간 거래에 의존해 왔다면 최근에는 통신3사 관계사들을 비롯한 대기업도 뛰어드는 흐름이다.

최신 스마트폰을 포기하기 어려운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통신 요금의 알뜰폰(MVNO)으로 부담을 낮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올 7월 말 휴대전화용 알뜰폰은 823만 회선으로 3년 전(635만 회선) 대비 30%정도 늘어났다. 단말기 가격은 급등한 반면 공시지원금 규모에 영향을 주는 제조사·통신사의 마케팅 경쟁은 잦아들면서, 고가의 5G 요금을 포기하고 '자급제 단말기 + LTE 알뜰폰' 조합으로 갈아타는 이용자가 늘어난 결과다.

이와 함께 '수리할 권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깨진 액정 하나 바꾸는데 수십만원씩 하는 요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이용자들이 직접 제품을 고쳐 쓸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고 나선 것. 이에 삼성전자 (71,200원 ▼1,400 -1.93%)는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갤럭시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도입한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한국, 6월에는 유럽 9개국으로 확대했다. '자가 수리'에 부정적이었던 애플도 지난해 미국에서 아이폰의 핵심 부품을 판매하고 수리용 도구를 대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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