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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안 쓰면 징역 10년…의문사 1주기에 女억압법 통과시킨 이란

머니투데이
  • 박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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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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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의회가 이른바 '여성 억압법'을 통과시켰다. 히잡 착용 의무 등 복장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여성에게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법안이다.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1주기가 지난 지 불과 나흘 만의 일이다.

히잡을 쓴 이란 여성/AFPBBNews=뉴스1
히잡을 쓴 이란 여성/AFPBBNews=뉴스1
2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이날 '히잡과 순결 문화에 대한 지원 법안'(이하 히잡과 순결법)을 찬성 152표, 반대 34표로 가결 처리했다. 이 법안은 헌법수호위원회의 승인 절차만을 남겨 뒀으며 3년 시범 적용 기간을 거친 후 본격 시행된다. 헌법수호위원회는 의회의 법안이 샤리아(이슬람 율법)와 헌법에 부합하는지를 심사하는 기구로, 성직자와 법률 전문가로 구성돼 있어 해당 법안은 무리 없이 승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후 복장 규정을 도입, 여성들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외국인을 포함해 만 9세 이상의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꼭 써야 한다. 이 법안은 여성들의 복장을 더욱 엄격히 규정하고 관련 처벌을 강화한다. 알자지라는 "히잡과 순결법은 이란인, 특히 여성들이 어떻게 준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틀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 법에 따라 공공장소에서 '부적절한' 옷을 입은 이들은 5~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여성의 경우 히잡 미착용을 비롯해 △노출이 심한 옷 △몸에 꽉 끼는 옷 △발목 위 또는 팔뚝 위의 신체 부위가 드러나는 옷 등을 부적절한 차림으로 규정한다. 현재 히잡 미착용 여성에게 10일~2개월형을 내리는 것과 비교하면 형량이 대폭 높아진 것이다. 벌금 규모도 5000~50만리알(약 134원~1만4000원)에서 1억8000만~3억6000만리알(약 490만~979만원)로 크게 늘었다.

아울러 이란에 적대적인 외국 세력과 관련된 것으로 간주되는 행위를 엄중하게 처벌한다. 외국 또는 적대적인 정부, 언론, 단체 등과 협력해 복장 규정을 위반하면 5~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미디어와 소셜미디어(SNS)에서 노출을 조장하거나 히잡을 조롱해도 벌금을 물린다. 여성 운전자나 승객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으면 차량 소유자를 처벌한다. 여성 직원이 복장 규정을 위반하면 사업주의 출국을 금지할 수도 있다.

이란의 반정부 시위대/AFPBBNews=뉴스1
이란의 반정부 시위대/AFPBBNews=뉴스1
이같은 내용의 여성 억압법안은 히잡 의문사 1주기 직후 처리됐다. 22세 여성 아미니는 지난해 9월 13일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는데, 사흘 만에 감옥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심장마비로 숨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경찰이 진압봉으로 아미니의 머리를 때렸다"는 보도가 나왔고 전국에서 시위가 일었다. 반정부 시위로 인해 2만여명이 체포됐고, 시위 참가자 7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시위 이후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쓰지 않거나 노출 있는 옷을 입은 여성들이 점점 늘기 시작하면서 이란 정부는 복장 단속에 재차 고삐를 조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란 여성 체스 선수 사라 카뎀은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대회에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채 출전했다가 이란 당국에 의해 체포 영장이 발부돼 스페인으로 망명했다. 최근에는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의 출입을 허용한 워터파크에 폐쇄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란 당국은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이 법안을 제안했다고 설명하지만, '젠더 아파르트헤이트'(극단적 성차별 정책)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이 법안은 법을 위반하는 여성과 소녀들에게 가혹한 처벌을 부과하고 있으며, 이는 폭력적인 법 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여성들이) 문화생활에 참여할 권리, 성차별 금지, 표현의 자유, 사회·교육·보건 서비스에 접근할 권리, 이동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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