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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편 아니었나…인도와 '암살' 갈등에 美·英은 중립, 왜?

머니투데이
  • 윤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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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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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벌어진 시크교 지도자 암살 사건을 두고 캐나다와 인도의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캐나다는 동맹국들에 지지를 호소하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동맹은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와의 관계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라 적극적으로 캐나다 편에 서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AFPBBNews=뉴스1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AFPBBNews=뉴스1
캐나다와 인도 관계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자국에서 벌어진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가 하디프 싱 니자르(46)의 암살에 인도 정부가 연루됐다고 주장하면서 빠르게 얼어붙기 시작했다.

캐나다의 주장을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발끈했던 인도는 자국민을 상대로 캐나다에 대한 여행이나 이민, 유학 자제까지 촉구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 외교부는 20일 캐나다 여행을 계획 중이거나 캐나다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캐나다에서 증가하는 반인도 활동과 정치적으로 용인되는 증오 범죄와 폭력 사건을 고려할 때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권고를 내렸다.

만일 인도인이 정부 권고를 그대로 따를 경우 캐나다 경제는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인도인은 캐나다의 외국인 방문객 수입의 주요 원천으로 비거주자 지출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캐나다는 즉각 반발했다. 마크 밀러 캐나다 이민장관은 20일 기자들을 만나 "어떤 기준에서 봐도 캐나다는 법치가 적용되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중 하나"라며 "캐나다는 안전하며 앞으로도 안전한 나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인도와의 갈등 속에서 민주주의 동맹국들에 지지를 호소하지만 반응을 이끌어내진 못하고 있다. 로이터는 "보통 이런 뉴스가 나올 때 민주주의 동맹국들 사이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기 마련이지만 이번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AFPBBNews=뉴스1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AFPBBNews=뉴스1
실제로 2018년 영국이 자국에서 벌어진 러시아의 이중 스파이 출신 부녀의 독살에 러시아 정부가 연루됐다고 밝혔을 때, 러시아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미국과 캐나다 등 서방은 러시아 외교관들을 대거 추방하는 단체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미국은 니자르 암살 사건과 관련해 캐나다와 협력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인도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영국 역시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공개적으로 인도에 대한 언급을 삼갔다. 캐나다는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중단했지만 영국은 인도와의 무역협상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 캐나다는 트뤼도 총리가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기 전에 영어권 첩보 동맹이자 외교 전략을 공조하는 파이브아이즈(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내에서 수 주 동안 관련 논의를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트뤼도 총리가 지난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인도를 비판하는 공동 성명을 추진했을 때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거부했다고 한다. 이 같은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대해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캐나다를 어떤 식으로든 거부했다는 보도는 거짓"이라면서 "우리는 이 문제에서 캐나다와 계속 조율하고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맹국들이 적극 나서지 않는 배경엔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를 포섭해야 하는 외교적 이해관계가 작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동맹국들이 인도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대항할 균형추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폭탄선언이 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간 인도와의 외교 관계를 망쳐버릴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캐나다 동맹 가운데 인도를 처벌하려 나설 나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오타와 소재 칼레톤대학의 스테파니 카빈 국제관계학 교수는 로이터에 "인도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서방에 중요하지만 캐나다는 아니다"라면서 "이로 인해 캐나다는 오프사이드 상황에 놓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싱크탱크 국제거버넌스혁신센터(CIGI)의 웨슬리 와크 연구원은 "중국과의 긴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도와의 관계는 무척 중요하다"면서 "이건 인내심 게임이다. 캐나다가 인도 정부가 연루됐다는 아주 분명한 근거를 제시할 땐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캐나다로선 동맹의 협조가 없는 한 더 적극적으로 나서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리처드 패든 전 캐나다 국가안보보좌관은 "만약 공적이건 사적이건 동맹국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캐나다는 인도를 움직이게 할 다양한 조치를 취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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