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드 루프'가 뭐길래…이차전지 소재사들 목숨 건다

에코프로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전경/사진제공=에코프로

이차전지 소재사들이 원재료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전 주기를 관통하는 '클로즈드 루프'(Closed Loop)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가경쟁력 확보하고 물류비를 줄이는 등 사업성을 높여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는 기업의 클로즈드 루프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펼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포항 영일만산단 약 10만평 부지에 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이차전지 원료, 전구체, 양극재, 리사이클링까지 밸류체인을 구축해 왔다. '클로즈드 루프 에코시스템'(Closed Loop Eco-System)이라 불리는 밸류체인은 에코프로의 핵심 전략이다. 배터리 소재나 셀 회사를 통틀어서도 포항캠퍼스가 유일하다. 에코프로는 포항 캠퍼스를 확장해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에도 오는 2028년까지 5년간 2조원을 투자해 양극재 허브를 구축한다.

클로즈드 루프는 완결적 순환체계란 의미로, 원료부터 리사이클링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가치사슬을 뜻한다. 에코프로는 총 4조여원을 투자한 이 시스템을 통해 원가 경쟁력은 물론 수직계열화를 통한 생산 효율성을 꾀하고 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야 하고, 각 생산 공정에서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 등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장점이 압도적으로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핵심 원자재를 내재화해 외부적인 위험을 줄이고,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로 비용을 줄인다. 여기에 배터리 리사이클링 과정까지 더하면 원자재를 재활용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다른 배터리 소재 회사도 이 시스템을 벤치마킹한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퓨처엠 (343,000원 ▲8,500 +2.54%)의 광양 양극재 공장 인근에 배터리 소재 풀 밸류체인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포스코HY클린메탈 등 생산라인이 들어선다. SK에코플랜트도 경북 경주에 3300억원을 투자해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짓는다. SK에코플랜트는 포항-경주를 연결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사용 후 배터리에서 회수한 유가금속을 배터리 제조에 다시 투입하는 완결적 순환 체계를 실현할 계획이다.

엘앤에프는 경남 하동군 대송산업단지에 6000억을 투자해 연간 2만톤 규모의 수산화리튬 공장을 설립한다. 늘어나는 수산화리튬 수요에 대응하고, 양극재 사업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취지다. 향후 탄산리튬을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통해 엘앤에프만의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지자체는 각종 행정지원과 인센티브로 이차전지 클로즈드 루프 유치를 독려한다. 인허가 간소화, 규제 완화, 예산지원 등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발전 효과를 누리려는 것이다. 에코프로 포항캠퍼스와 블루밸리 캠퍼스를 합한 고용 인원만 향후 3000명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들은 지역 상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행정 지원과 인센티브 혜택으로 매력적인 투자지로 거듭나려 한다"며 "클로즈드 루프는 지자체와 기업의 윈-윈(Win-Win)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