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VIP
통합검색

붕 날아올라 잘 익은 사과만 '똑'…사람 없는 이스라엘 과수원 [월드콘]

머니투데이
  • 김종훈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텔레그램
  • 문자
  • VIEW 43,595
  • 2023.09.30 07:30
  • 글자크기조절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테벨이 개발한 농업로봇 FAR가 칠레 과수원에서 수확 작업을 하는 장면./ 사진=테벨 유튜브 캡처
이스라엘 스타트업 테벨이 개발한 농업로봇 FAR가 칠레 과수원에서 수확 작업을 하는 장면./ 사진=테벨 유튜브 캡처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리기는 여느 때보다 버거웠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물가 때문이다. 특히 과일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9월 농업관측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홍로 품종 10kg 도매가는 8만1203원으로, 전년 동기(5만2082원) 대비 155% 수준이었다. 배도 마찬가지였다. 원황 품종 15kg 도매가는 지난해 8월 4만3227원이었으나, 지난달 5만3000원으로 뛰었다. 폭우와 우박, 탄저병 등이 과일 값 상승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지만 인건비 문제도 작지 않다. 과수 농사는 가지치기부터 수확까지 거의 모든 과정을 수작업에 의존하기 때문.



유럽 1년 먹여살릴 과일이 매년 썩는다고?


시장조사업체 리포트링커가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과수 농가는 수확기에 매년 인건비 1000억 달러를 들여 1000만 명을 일시 고용한다. 그럼에도 전체 과수의 10% 정도가 제때 수확기를 놓쳐 폐기된다. 이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의 1년치 소비량과 맞먹는다. 그래서 농가들은 수확기에 일손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녹록지 않다. 결국 기후나 질병 등 자연적인 요소를 제외한다면 인건비가 과일 값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테벨 에어로보틱스' 창업자 야니브 마오르도 2012년 현지 과수 농가의 현실을 TV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며 비슷한 고민에 빠졌다. 수확기에 건장한 청년 20명을 고용해 일을 시켰으나 고되어서 못하겠다며 반나절 만에 전부 관둬 일손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2020년 에큼이노베이터 인터뷰에서 그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실시간 대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터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카이스트(KAIST)라고 볼 수 있는 이스라엘 기술연구원에서 학위를 받고, 이스라엘 항공연구원(IAI) 등에서 개발 연구직을 지낸 알고리즘 전문가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테벨의 과수농업 자동화 드론 'FAR'의 모습./ 사진=테벨 홈페이지화면 캡처
이스라엘 스타트업 테벨의 과수농업 자동화 드론 'FAR'의 모습./ 사진=테벨 홈페이지화면 캡처


"왜 과일 수확 로봇은 없을까?"


그는 지난해 농업전문지 애그펀더뉴스 인터뷰에서 "왜 수확 로봇은 없을까 하는 생각에 직접 과수원을 찾아가봤다"며 "당시에는 (컴퓨터) 연산 능력이 지금처럼 강력하지 않았다. (로봇으로 풀기에) 너무 복잡한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후 수년간 인공지능(AI) 기술 진보를 지켜보면서 과수 농가의 고민을 해결할 때가 됐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개발해낸 제품이 농사드론 'FAR'(Flying Automatic Robot)이다. FAR는 드론 여러 대가 전선으로 트럭에 연결된 형태로, 휴대 단말기로 가동시키면 트럭이 과수 사이를 다니며 과일을 수확한다. 처음에는 드론이 과일을 내려놓다 멍이 생기는 등 문제가 있었으나 시행착오 끝에 해결에 성공해 수작업보다 높은 수율을 만들어냈다. 사과, 살구, 자두 등 단단한 과일부터 딸기처럼 부드러운 과일까지 수확이 가능해 범용성이 높다.

단순히 수확만 하는 게 아니다. 드론들이 카메라를 통해 등급을 판단한 뒤 과일들을 등급대로 분류해놓는다. 오차는 10% 내외로, 수작업보다 정확하며 무엇보다 일정하다. 마오르 CEO는 "수작업으로 하루종일 반복 작업을 하다보면 지쳐서 집중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로봇은 그럴 일이 없다"고 했다. 게다가 FAR는 수확 외에도 가치지기, 솎아내기 등 작업도 수행할 수 있다.

드론 기술을 농업에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가지와 잎사귀, 벌을 피해 과일에 접근한 뒤 과일을 따서 떨어트리지 않고 트럭에 상처 없이 올려놓으려면 매우 복잡한 알고리즘이 필요하기 때문. 마오르 CEO는 자택 마당에서 심어놓은 과수를 상대로 실험하면서 문제점을 분석했다고 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테벨이 개발한 농사로봇 FAR 홍보영상. /사진=테벨 유튜브 캡처
이스라엘 스타트업 테벨이 개발한 농사로봇 FAR 홍보영상. /사진=테벨 유튜브 캡처


이스라엘 IT 스타트업 거물도 주목…"로봇이 농사 대신할 것"


스타트업 통계업체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테벨은 오캠의 지브 아비람 CEO와 나스닥 상장사 이노비즈의 아미차이 스템버그 CEO 등의 투자를 받아 3210만 달러(428억원)를 유치했다. 아비람 CEO는 인텔이 153억 달러(20조4100억원)에 인수한 자율주행기술업체 모빌아이의 설립자로, 이스라엘 스타트업계의 거물로 불린다. 스템버그 CEO는 자율주행의 핵심인 라이다(LiDAR) 기술에서 세계 4대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이노비즈의 창업자다.

이외에도 미국 식품 전문 투자펀드 어그펀더와 일본 산업설비 투자펀드 쿠보타, 중국 화학비료업체 후베이호돈 테크놀로지도 투자에 참여했다.

야니브 마오르 테벨 CEO./ 사진=테벨 홈페이지 캡처
야니브 마오르 테벨 CEO./ 사진=테벨 홈페이지 캡처
테벨은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 농업회사 HMC팜스와 손잡고 FAR를 이용한 과수원 경영에 나섰다. 드류 케텔슨 HMC파밍 부회장은 지난 4월 퓨처파밍 인터뷰에서 "노동력이 갈수록 줄고 생산비용은 늘고 있다"며 "농업경영을 계속하려면 기술을 통한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마오르 CEO는 "과수 농사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식재부터 모든 것을 로봇이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내년 원금손실" 경고에도…홍콩H지수 ELS 창구 '북적'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뉴스 속 오늘
  • 더영상
  • 날씨는?
  • 헬스투데이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풀민지
[연중기획] 인공지능 시대의 생존법, AI 리터러시 키우자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