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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김명수 때 동의했다"…6년마다 전쟁, 대법원장 잔혹사

머니투데이
  • 민동훈 기자
  •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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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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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MT리포트-대법원장 잔혹사, 사법부가 멈췄다]④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2023.9.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2023.9.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법부가 30년 만에 '사법 수장 공백' 사태를 맞았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24일 퇴임했지만 후임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61·사법연수원 16기)에 대한 국회 인준이 제때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국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민주당 원내대표단의 총사퇴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및 각종 민생법안의 표결이 예정됐던 25일 본회의 개최가 사실상 무산됐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가 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구성된 다음 협의 통해신속히 본회의 날짜를 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법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된다. 임명동의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현재 국회 재적 의원 298명 중 168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이 반대하면 본회의 통과가 불가능하다. 대법원장은 국회의 임명동의를 받지 못하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임명할 수도 없다. 이른바 '인사청문회 패싱'이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임기 6년의 대법원장 인준이 매번 진통을 겪는 이유다.

법원의 직권 결정으로 보석 석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법원의 직권 결정으로 보석 석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2017년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준안을 조속히 처리하지 못할 경우 사회적 파장이 큰 전원합의체 사건 등이 줄줄이 지연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야당을 상대로 인준을 촉구했다.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우원식 의원은 "3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공백을 국회가 만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도 "행정부도, 입법부도 사법부를 단 하루라도 멈춰 세울 권한이 없다"고 했다. 결국 여야가 대법원장 인준안 표결을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에 합의하면서 전임 양승태 대법원장 임기종료를 사흘 앞둔 2017년 9월21일 극적으로 인준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2011년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 당시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양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준을 수차례 거부했다. 민주당이 추천한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여당인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반대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나서 "솔로몬 왕 앞에서 친자식을 내주며 친자식을 살리려한 어머니의 마음이 되고자 한다"고 소속 의원들을 설득하면서 양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가결됐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 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 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하지만 이번엔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일단 이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이 뒤늦게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정국이 얼어붙은 만큼 인준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앞서 인사청문특위 야당 측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에 "당론을 정한 건 아니지만 인사청문특위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부적격하다는 데 모두 동의했고 민주당 의총에서도 이 후보자의 소양과 가치관이 대법원장으로서 적합치 않다는 쪽으로 논의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당은 25일이 아닌 다음 본회의에서도 부결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여야 합의에 따르면 25일 본회의가 무산될 경우 다음 본회의는 11월9일이다. 결국 여야가 10월에 다시 본회의 개최 일정을 잡지 못할 경우 사법부 수장 공백은 최소 한 달 넘게 이어질 수밖에 없다. 만약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부결된다면 새로 후보자를 물색하고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개월이 추가로 소요될 수 있다. 중요 사건들에 대한 최종심을 맡는 전원합의체 운영도 어려워지게 되는 만큼 사실상 연말까지 '사법 공백'을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대법원장 공석사태는 1993년 김덕주 대법원장사퇴 이후 30년 만이다.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은 35년 전인 198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 이후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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