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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원, 미스터트롯 막내의 '다시 부르기'

머니투데이
  • 김성대(대중음악 평론가)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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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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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사진=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트로트로 스타가 된 초대 '미스터트롯' 가수들의 현재는 이찬원, 김희재 정도를 제외하면 딱히 트로트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그들의 핵심 팬 층은 분명 트로트를 즐기는 50대 이상 중장년 세대. 하지만 근래 저들이 발표하는 음악을 들어보면 트로트는 이들을 있게 해 준 장르이지, 한 우물로 추구해 나갈 장르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자의 반 타의 반 가수로서 정체성이 되어버린 트로트를 버릴 순 없을 이들은 그것을 취하되 조금씩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에도 손을 뻗으며 다른 장르 팬들에게도 매력을 전하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호중은 조영남의 후계자를 자처하며 '명곡제작소'에서 마음만 먹으면 어떤 노래든 부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고 임영웅과 장민호, 영탁은 각자 정규 앨범을 통해 자신들이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해나갈 것인지 직간접으로 선언했다. 남은 건 막내 정동원인데 KBS '아침마당'에 나와 싸이의 춤을 추는 것 정도 외엔 그나마 '성인가요'에 비교적 충실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뭔가 다른 걸 해볼 수도 있었을 이번 리메이크 앨범에서조차 그는 형들과 달리 트로트 가수로서만 존재감을 다졌다.


그 의지는 신곡 '독백'부터 느껴진다. 정동원이 '장수하는 가수'로서 롤모델로 말한 혜은이의 곡과는 이별이라는 주제와 제목만 같은 '독백'은 장윤정, 임영웅, 송가인이라는 굵직한 이름들과 엮이는 윤명선이 쓴 세미 트로트 넘버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이별의 심정을 통한의 멜로디에 실어 토해내는 표현력은 지난 3년 사이 외모도 목소리 톤도 몰라보게 성장한 가수 정동원의 지금을 들려준다. 이어 찢어지는 헤어짐의 아픔을 뒤로하고 '소품집'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펼쳐지는 리메이크 항해는 '독백'과 더블 타이틀 곡으로 자리한 '만약에'부터 돛을 올린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따져보는 '만약에'는 수록곡들 중 가장 비트가 있는 위로와 희망의 곡 '때'와 함께 조항조라는 이름 아래 같이 있다. 노래를 부른 당사자도 물론 좋아하는 가수이니 실린 것이겠지만 이번 앨범은 팬덤(우주총동원)에서 '정동원의 목소리로 듣고 싶은 곡들'을 공모해 선별한 만큼 조항조의 거듭된 소환은 가수보단 팬들 뜻을 더 많이 반영한 수록으로 보인다. '때' 앞에 흐르는 최진희의 '꼬마인형'은 원곡 가수 고유의 짙은 바이브레이션을 그대로 따라 하지 않는 해석을 들려주고 있으며, 자신의 고향(하동)과 지척에 있는 고장(진주)에서 태어난 남인수의 노래 '추억의 소야곡'은 작품에서 묵은 때를 가장 많이 벗긴 노래로 사실상 트랙 마지막에 자리했다(7번 트랙부턴 앞 트랙들의 연주곡으로 채웠다). 4년 전 '정동원 음악교실'이라는 공간에서 앳된 모습으로 부르기도 한 이 곡은 남인수 개인의 역사 논란과는 별개로 까마득한 후배 가수의 노래 안에서 그저 평화로울 뿐이다.


사진=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사진=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사실 앨범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다.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이다. 문학도 시절 양인자가 경복궁 찻집에서 쓴 습작에서 비롯된 이 불멸의 발라드는 그 시적인 표현에 완벽하게 어울린 김희갑의 멜로디로 천하의 조용필도 한눈에 반하게 만들었다. 이 곡은 양인자가 직접 각본을 쓴 라디오 드라마 주제가로도 쓰였다. 정동원의 버전은 원곡보단 덜 화려해도 화자의 무너지는 마음을 표현한 듯 단호한 건반 솔로로 시작한다. 이어 실선처럼 곡의 흐름을 가만히 따라가는 현악에 원작에선 인트로에 배치된 트럼펫이 곡 사이마다 감미롭게 스미며 노래에 온기를 입힌다. 정동원은 조용필의 중후한 탁성 대신 자신만의 애절한 미성을 선택해 대선배의 절창을 기렸다.


앞서 정동원이 비교적 트로트를 고수하고 있는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라고 말했다. 아마 '뱃놀이'라는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 갸우뚱했을지도 모른다. 정동원은 그 곡을 가리켜 "큰 틀에선 민요가 들어간 댄스곡이지만 아이돌적이고 트로트적인 느낌, 발라드와 국악 창법도 들어가 있다"라고 소개했기 때문이다. 그 역시 형들처럼 다른 걸 해보고 싶은 마음이 없진 않아 보인다. 단, 그는 성인가요에서 크게 벗어날 의지가 아직은 없어 보인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면 될 것 같다. 가깝게는 이모나 엄마 또래, 멀게는 할머니에 가까운 연배들로 이뤄져 있을 팬덤의 공모를 통해 기꺼이 이런 소품집까지 내는 걸 보면 그 결론은 틀리지 않을 듯싶다. 물론 'Vol. 1'이라는 전제에서 보이듯 정동원의 리메이크는 시리즈로 이어질 예정이며 'Vol.2'에선 또 무엇을 들고 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고 트로트를 버릴 일은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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