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 때문에 3개 팠다"…주식계좌 늘었지만 예탁금은 감소세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21일 기준)는 6761만3792개다. 이는 지난해 말(6372만8775개)과 비교해 5.75% 증가한 수준이다.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주춤했던 증시가 올들어 반등하면서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IPO(기업공개) 대어들이 공모주 시장을 뜨겁게 달군 것도 계좌 개설을 부추겼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21일 기준)는 6761만3792개다. 이는 지난해 말(6372만8775개)과 비교해 5.75% 증가한 수준이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6개월 동안 한 번 이상의 거래에 사용됐고, 10만원 이상의 금액이 예치된 계좌를 기준으로 한다.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올해 1월 6407만개에서 6월 6589만개까지 늘었고, 지난달인 8월에는 6719만개까지 증가했다. 전년 동기 6300만대에서 횡보하던 것과 비교해 꾸준하고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증권 시장이 회복흐름을 보이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큰 폭으로 하락했던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올들어 11.77%, 24.41%씩 상승하며 투심도 되살아났다.

IPO 대어들이 속속 등장하며 불어온 공모주 열풍도 활동계좌 수 증가를 도왔다. 최근 독서 플랫폼 기업' 밀리의 서재'와 협동 로봇 전문기업 '두산로보틱스'가 공모주 일반 청약 흥행에 성공했고, 다음 달을 기점으로 조 단위 기업가치를 가진 기업들의 상장 러쉬도 이어진다.

현재 공모주 청약은 증권사별 중복청약 불가하지만, 다수 계좌를 보유했을 경우 경쟁률을 확인하며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주관 증권사 계좌로 청약이 가능하다. 이에 계획적으로 계좌 수를 늘리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지난 22일 두산로보틱스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다는 50대 여성 김모씨는 "청약 마지막 날 가장 유리한 증권사로 청약하려고 3개 계좌를 새로 팠다"며 "다른 청약 다른 증권사도 계좌를 미리 만들어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예탁금은 왜 줄었나…"불확실성 주의"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늘어나는 반면 투자자예탁금은 줄어들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이 주식 등을 매수하기 위해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에게 맡긴 돈으로, 증시 대기자금의 성격을 가진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7월 27일 연중 최고치인 58조1991억원을 터치한 뒤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달 15일 49조원 선까지 내려 앉았다. 계좌 증가 흐름과 상반되는 모습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테마주 투자를 공략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동시에 하반기 증시에 대한 우려가 겹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가 늘어나는 것은 IPO 기대감이나 상반기 긍정적 시장의 흐름에 비춰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봐야할 것은 예탁금의 증감분"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예탁금의 감소세와 관련 "실제 투자에 활용된 금액이 늘어났다고 분석할 수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하반기 증권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비해 차익 실현이 이뤄졌고, 현금 확보를 위해 예탁금을 거둬들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