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모르는 현대차·기아…'역대급' 2분기 이어 3분기에도 실적 랠리

/사진제공=현대차.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현대자동차·기아가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고환율 기조와 원자잿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수기에도 판매량은 견조한 편이다. 일각에서는 연말까지 양사의 호실적 릴레이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연결기준 매출액 39조5022억원, 영업이익 3조4787억원이다.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 2분기(매출액 42조2497억원, 영업이익 4조2379억원)에 비해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77%, 124.17% 증가했다.

기아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도 매출액 24조9441억원, 영업이익 2조7895억원이다. 역시 최대 실적이던 지난 2분기(매출액 26조2442억원, 영업이익 3조4030억원)에 비해 못 미치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7%, 263.1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는 전통적으로 자동차가 많이 팔리지 않는 비수기다. 그럼에도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은 2분기 들어 상승세다. 현대차는 지난 7월 전년 동월보다 1.2% 증가한 33만4968대를, 8월에는 3.2% 증가한 34만7377대를 판매했다. 기아의 경우 지난 7월 전년 동월보다 0.3% 증가한 26만472대, 8월에는 5.2% 늘어난 25만5481대가 팔렸다.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에도 지난달에는 현대차·기아 모두 국내 판매량이 반등하는 등 거침없는 성장세다.

제네시스와 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효과는 현대차·기아의 이익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제네시스·SUV 비중도 지난 7월 62.9%, 8월에는 65.8%를 기록했다. 기아의 경우 지난 8월 SUV 비중이 68.1%로 고점을 갱신했다. 최근 전기차가 부진한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의 비중도 오르면서 기초 체력 자체가 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환율 추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기아의 미국 비중이 지난 8월 35.9%로 나타났다. 판매대금을 달러로 받아 환율이 높을수록 매출 증가 효과로 이어진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미국 판매 비중도 전체의 4분의 1을 넘어섰다. 환율이 오르면 부품 등을 외국에서 공급받는 현대차·기아의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원자재 가격은 하락세라 부담이 덜하다. 현대차에 따르면 차체에 쓰이는 알루미늄의 경우 지난해 평균 가격이 톤당 2703달러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329달러로 내렸다. 구리·플라스틱·철광석 등 다른 원자재의 가격도 내림세다.

금융투자업계는 이에 현대차·기아가 연말까지는 호실적 릴레이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아의 경우 EV5·EV4 등 비교적 저가형 전기차가 각각 중국·유럽 등에서 출시되는데, 판매량이 견조할 경우 그간 제기됐던 전기차 부진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의 대기 수요가 전년말 고점인 44만대 대비해서는 많이 감소했지만, 고수익 차종 중심으로 잔존해 연말까지 믹스 측면에서 고공행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인 전기차 판매도 뜯어보면 선방 중"이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북미 시장에서도 양호한 성적표가 나왔고 점유율도 8%대를 방어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