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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에 코코아까지 신고가…슈퍼 엘니뇨가 불러온 원자재 대란

머니투데이
  • 홍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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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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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4분기 투자시장 전망⑦]

[편집자주] 미국 국채금리가 또 한 차례 급등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긴축 발작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월 미국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차단하며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했다. 이에 한국 코스피는 2500선이 무너졌고 신흥국의 주식, 채권, 환율이 모두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뚜렷한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금융시장에서 주식, 채권, 펀드, 가상자산 투자의 방향키를 잡기 위한 전략을 고민해본다.

설탕에 코코아까지 신고가…슈퍼 엘니뇨가 불러온 원자재 대란
역대급 엘니뇨로 농산물 가격이 치솟는다. 설탕, 코코아 등 식품첨가제로 친숙한 원자재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들 가격의 추가적인 상승을 예상하고 엘니뇨 시대에 맞춰 향후 원자재 투자전략을 바꿔야한다고 조언한다.

3일 인베스팅닷컴에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2월 인도분 설탕 선물가격은 톤당 710달러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설탕 가격은 올들어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700달러를 돌파했고 현재도 높게 유지 중이다.

설탕뿐 아니라 커피, 코코아 등 소프트 농산물 가격도 올들어 크게 올랐다. 소프트 농산물은 밀, 콩 등 곡물과 다르게 기호식품, 식품첨가물을 일컫는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2월 인도분 코코아 가격은 최근 톤당 3000파운드를 돌파하며 1977년 이후 약 50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소프트 농산물 가격이 치솟는 건 이상기후 현상과 관계가 깊다. 지난 3년간 지속됐던 라니냐가 소멸되고 엘니뇨가 찾아왔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더 높아지는 기상이변 현상이다. 미국 기후예측센터 CPC/IRI에 따르면 내년 3월까지 엘니뇨가 지속될 확률은 96%다.

엘니뇨는 기온을 높일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인도 등 소프트 농산물 주 재배지역에 가뭄 피해를 유발한다. 이 때문에 수확량이 축소돼 일부 국가에선 소프트 농산물의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의 조치가 나왔다. 세계 최대 원당(설탕의 원료) 수출국인 인도는 지난해부터 단행했던 원당 수출규제를 올해도 계속할 계획이다. 급기야 오는 10월부터 원당 수출을 전면 금지한다고 예고했다.

높아진 유가도 소프트 농산물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대체 원료인 바이오에탄올의 수요가 늘어난다. 전세계 원당의 약 30%가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투입된다는 걸 고려하면 향후 원당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동태평양 지역의 강수량을 늘리는 엘니뇨 영향권 하에서 곡물 생산이 축소될 가능성은 제한되나 소프트 농산물 공급 불확실성은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설탕에 코코아까지 신고가…슈퍼 엘니뇨가 불러온 원자재 대란

엘니뇨는 소프트 농산물뿐 아니라 다른 원자재 가격 변동에도 영향을 준다.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을 보여줬듯 올 겨울도 예년보다 따뜻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난방용 수요 감소로 천연가스 가격도 지금과 같이 바닥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 헨리허브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100만BTU(열량단위)당 10달러 부근까지 올랐지만 현재 2.8달러 수준이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엘니뇨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북반구 겨울철 기온은 상대적으로 온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난방 수요가 예상만큼 크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하고 미국, 유럽의 높은 천연가스 재고 수준을 유지시켜 천연가스 가격의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고 했다.

엘니뇨가 원자재 시장을 뒤흔들면서 차별화된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원유, 곡물보단 소프트 농산물 투자가 유효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 엘니뇨가 지구 온난화와 결부돼 원자재 시장, 식량 안보의 구조적인 문제로 떠오를 수 있는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고 덧붙였다.

황병진 부장은 "서태평양 지역에서 건조 기후를 발생시키는 엘니뇨 기후는 밀, 콩, 옥수수 등 3대 곡물보다 원당, 코코아 등 소프트 농산물 공급 불확실성과 가격 상방 변동성을 높이는 기상이변"이라며 "단기적으로 오렌지주스, 코코아보다 원당 가격 상승세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소프트 농산물에 투자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선물가격 변동성과 청산 위험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들은 주로 가격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매매하는 편이다. 국내엔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 (6,880원 ▲50 +0.73%) ETF가 설탕을 일부 담고 있다. 해외에선 설탕 가격을 추종하는 투크리운 슈가(CANE) ETF(미국), 코코아 가격을 추종하는 위스덤트리 코코아(COCO) ETF(영국) 등이 상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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