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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국감장서 스타트업 창업가를 보고 싶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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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7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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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스타트업포럼 최성진 대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최성진 대표
스타트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만 보더라도 스타트업을 우리 경제의 미래동력으로서 혁신과 성장의 주역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충만하다. 미국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스타트업 아메리카 이니셔티브'를 통해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의 중심이 됐듯이 '글로벌 창업대국'을 목표로 스타트업과 생태계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주요 키워드인 '글로벌' '딥테크' '지역'에서 스타트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다.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도 스타트업이 지역경제 발전과 지방소멸을 해결할 핵심임을 인식하고 부산시를 필두로 전북, 대전, 경남 등 다수 지역에서 종합대책을 마련해 스타트업과 생태계 육성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높아진 관심만큼 스타트업 창업가를 찾는 일도 잦아지게 마련인데 스타트업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 좋은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자리, 지원책을 논의하고 발표하는 자리 등에 종종 참석요청을 받게 된다. 유망할수록, 많이 성장할수록 이런 요청은 더 늘어나는데 스타트업은 창업자의 역할이 크고 중요하기 때문에 잦은 외부일정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감사해서 가능한 한 요청에 응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절대 나가고 싶지 않은 자리가 있으니 바로 다가오는 국정감사(국감)에 불려가는 일이다. 지난 몇 년간의 국감을 살펴보면 대기업이나 빅테크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이나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기업의 대표를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채택하는 일이 확연히 늘어나고 있다. 올해도 상임위마다 상황을 보면 비슷한 추세다. 이 또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간혹 스타트업의 현안을 풀어주기 위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기업인을 야단치기 위해 부르기 때문이다. 부처별 '국정'을 감사하는 자리에 직접 관련이 없는 기업인들을 불러내는 이유는 국회의원들 입장에서 소위 '그림'이 되기 때문이라는 설이 많다. 유명한 기업인에게 호통치는 모습이 언론에 비친 정치인을 돋보이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정부에 대한 감사라고 하더라도 꼭 필요하면 기업을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세워 중요한 질문을 할 수 있다. 기업도 잘못한 일이 있다면 정부와 함께 질책을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중요하거나 긴급하지 않은 사안에 기업인, 특히 스타트업 창업가를 국감장에 세우는 것은 해당 기업은 물론 우리 사회에 득보다 실이 훨씬 큰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기업의 창업가들이 사회와 적극적으로 교감하면서 사회적 역할을 하지 않고 '은둔형' 기업인이 되는 것에 아쉬움이 많다. 그런데 국감이 그들을 그렇게 만드는 데 큰 영향과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은 잘 생각하지 않는다. 국감장에 출석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 자체로 좋은 경험이 아니다. 처음 출석할 때는 대부분 충실히 소명해보려고 하지만 반복적으로 불려나가 질책을 받다 보면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커진다.

유명한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이유로 국감장에 불려다니다 보면 대관인력을 채용해 의원실에 읍소하거나 외국 출장을 가서 국감을 피한다든지, 대표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2선으로 후퇴하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국감에만 나오지 않는다는 비판이 두려워 대외활동 일체를 중단하기도 한다. 나아가 작은 리스크라도 없애기 위해 사업영역이나 성장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창업가로서 책임 있는 모습이라 할 수 없지만 안타까운 현실이다.

스타트업이 어떤 사회적 문제를 갖고 있다면 대부분은 시장에 맡겨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인 경우가 많다. 또 스타트업은 빠르고 유연한 것이 생명이기 때문에 스스로 문제해결에 노력하기 마련이다. 스타트업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이 크고 성공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높은 영역이다. 창업가가 비즈니스에 집중해 성장할 수 있도록, 성장을 통해 주주와 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시간을 좀 더 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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