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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한說] 화웨이 회장 "나는 애플 팬"…감출 수 없는 中의 미국사랑

머니투데이
  • 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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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0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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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비밀, 미일과 사랑에 빠진 양안①

[편집자주] 세계 반도체 수요의 60%, 150조원 규모의 가전시장을 가진 중국은 글로벌 IT시장의 수요 공룡으로 꼽힙니다. 중국 267분의 1 크기인 대만은 세계 파운드리 시장을 호령하는 TSMC의 본거지입니다. 미국·유럽 등 쟁쟁한 반도체 기업과 어깨를 견주는 것은 물론 워런 버핏, 팀 쿡 등 굵직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죠. 전 세계의 반도체와 가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화권을 이끄는 중국·대만의 양안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중국과 대만 현지의 생생한 전자·재계 이야기, 오진영 기자가 여러분의 손 안으로 전해 드립니다.

아이폰 출시일 사람들로 붐비는 상하이의 한 아이폰 매장. / 사진 = 독자제공
아이폰 출시일 사람들로 붐비는 상하이의 한 아이폰 매장. / 사진 = 독자제공
"아이폰15요? 웃돈 주면 구해 드립니다. 나이키 운동화요? 미국 직구(직접 구매)가 밀려 있어서, 연말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요."

상하이 도심에 위치한 한 대리구매업체는 미국 제품을 주로 취급한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이나 나이키의 신상 운동화, 미국에서 판매하는 게이밍 모니터 등 현지 쇼핑몰 타오바오·징동닷컴에서 구하기 힘든 제품이 인기다. 코로나19 시기 나이키 운동화가 불태워지고, 맥도날드 불매운동이 펼쳐질 때에도 매출은 끄떡없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적어도 중국 소비자들에게는 반미감정은 먼 나라 이야기"라고 말했다.

중국인들의 '미국 사랑'은 각별하다. 미중갈등이 격화되면서 공개 설문조사의 반미감정은 최고 수준이지만, 지갑은 미국을 향해 열려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 기술 분야 역시 미국의 제재 강화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론이나 퀄컴, ARM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을 향한 구애의 손길이 잇따른다. 침체된 내수와 반도체 기업의 적자, 통제 불능의 선호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내정간섭'이라던 중국, 1년 만에 '미국과 협력하자'…적자 못 견뎠나


/사진 = 윤선정 디자인기자
/사진 = 윤선정 디자인기자

최근 중국 산업계에서 미국을 대하는 달라진 태도가 감지된다.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잇따라 나온다. '중국의 입' 관영 인민일보는 최근 "중국 반도체와 미국 반도체의 협력은 양측의 공동 이익은 물론 인류의 번영에 도움이 된다"고 보도했다. 불과 1년 전 "미국은 패권 유지를 위해 중국을 상대로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중국 반도체를 탄압하면서 내정간섭을 일삼는다"는 주장과 180도 뒤바뀌었다.

재계 주요 인사도 미국에서 배워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궈차오(애국소비)가 득세하던 1~2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런정페이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공개된 인터뷰에서 "나는 애플의 팬이며, 내 막내딸도 아이폰을 쓴다"라며 "우리는 미국을 타도한다고 말한 적이 없으며, 미국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장류징 중신궈지(SMIC) 창립자도 "미국의 제재는 과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류 변화는 중국 내 달라진 분위기 탓이다. 현지 재계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의 부진과 침체된 내수, 미국 제품의 소비 증가 추세 등 3가지 이유를 꼽는다. 제재 초기에는 중국 정부가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치솟는 실업률과 경기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미국에 손을 내밀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은 20%를 웃돌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6%에서 3%로 반토막이 났다.

특히 첨단 업종의 부진이 뼈아프다. 중국 공시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반도체 기업 30곳 중 절반 이상이 적자를 냈으며, 디스플레이 기업의 실적도 악화됐다. 푸저우를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루이신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으며, 징동팡(BOE)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89% 나 감소했다. 웨이씬누어(비전옥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의 화해 제스처는 막혔던 교류를 재개하고 제재를 해제해 달라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업계는 오는 11월 심천에서 열리는 심천국제반도체전시회를 계기로 '그레이터 베이'(홍콩과 마카오, 광둥성)를 아우르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기업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 교류의 물꼬를 트겠다는 계산이다. 일부 해외 기업은 이미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업 관계자는 "처음부터 중국 반도체 기업은 선진 기술을 보유한 미국 기업과 소모적인 경쟁을 하거나, 대립할 의사가 없었다"라며 "양 국가가 협력해 중미관계를 개선하고, 글로벌 반도체 발전을 위해 힘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중국산 안 쓰는 미국인, 미국산 쓰는 중국인…균형추는 기울었다


/사진 = 바이두
/사진 = 바이두

다만 중국의 화해 제스처가 통할지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미국의 '메이드 인 차이나' 의존도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 공급망 의존도는 2030년까지 최대 현재의 40%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전자나 제조, 서비스 등 부문에서는 감소 폭이 더 커 같은 기간 20%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인들의 미국 제품 선호도는 점차 오르는 추세다. 현지 전자상거래플랫폼 '다다'에 따르면 지난 22일 아이폰15 출시 당시 주문량은 아이폰14에 비해 253배 이상 급증했다. 나이키는 지난해 전세계 매출의 17%를 중국 본토에서 거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중국은 사치품부터 공산품, 첨단 제품까지 400개 이상의 주요 품목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에게 70%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미국인들은 중국 제품을 안 쓰면 그만이지만, 중국인들은 이미 맥도날드를 먹으며 아이폰을 쓰는 것이 필수 교양처럼 바뀌어 버렸다"라며 "중국산으로 대체하려 해도 (애플, 맥도날드 등의) 브랜드 이미지가 공고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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