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VIP
통합검색

수십년 '옥바라지' 은인 살해한 모범수…"맹수보다 위험" 사형 선고[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 이은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텔레그램
  • 문자
  • 2023.09.28 13:00
  • 글자크기조절

수십년 옥바라지 해준 은인 살해한 '마산 교수 살인 사건' 범인 전용술, 사형 확정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삽화=이지혜 디자인기자
/삽화=이지혜 디자인기자
2005년 9월 28일. 자신의 은인인 대학교수에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전용술의 사형 선고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규홍 대법관)는 교도소 복역 시절 자신을 구명해준 데 이어 수십년간 뒷바라지해준 은인인 대학교수 이모씨를 참혹하게 살해한 전용술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범행에 대해 진정으로 참회하는 빛을 보이지 않고 있어 처벌을 통한 교화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에 대해 사형의 선고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사형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전용술에 대해 "지극히 반문명적 행동을 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반복해 맹수보다도 더 위험하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10대 때 무기징역 선고받은 전용술…피해자는 석방 도운 은인이었다


피해자인 대학교수 이씨는 전용술과 절친한 초등학교·고등학교 2년 선배였다. 10대 시절 이미 사형 선고를 받은 바 있는 전용술의 구명을 도운 은인이기도 했다.

전용술은 고등학교 1학년 재학 중이던 1972년 당시 여자친구의 부모가 교제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폭력을 휘둘렀고, 징역 장기 8월, 단기 6월 판결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이 사건 이후 여자친구가 자신을 떠나자 전용술은 1974년 7월 여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범행 이후 도주하던 전용술은 택시를 상대로 강도질을 해 현금을 갈취하는가 하면 경찰의 추격을 받자 인질에게 흉기를 휘두르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전용술은 1·2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은 1975년 4월 "범행이 미성년자의 미숙한 정서와 사려에서 비롯된 점을 참작해야 한다"며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이씨는 절친한 후배라는 이유로 전용술의 면회를 하러 가는 등 살뜰히 옥바라지했고, 무기징역에서 감형돼 조기 석방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왔다. 덕분에 전용술은 모범수로 1993년 3월 징역 20년으로 감형됐고, 같은 해 5월 가석방됐다.



사업자금 지원 거절하자 앙심…미리 준비한 흉기로 은인 살해


전용술은 이씨의 도움으로 자유를 얻었지만 새 출발의 의지가 없었다. 전용술은 아버지 유산 3억원을 물려받았지만 사채업과 주식 투자에 연이어 실패하고 아내와 이혼하면서 재산을 탕진했다.

쪼들리기 시작한 그는 택시 운전을 하기도 했지만 틈만 나면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벌렸고, 이씨에게도 지속적으로 경제적인 도움을 요청했다. 200만~300만원의 생활비를 여러 차례에 걸쳐 받아 가는가 하면 사업자금을 대달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씨는 "경제적으로 어렵다"며 전용술의 금전 요구를 거절했고, 이때부터 전용술은 이씨에 대한 앙심을 품기 시작했다.

이후 2004년 7월 전용술은 호프집에서 우연히 이씨와 마주쳐 합석했고, 지인들이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미리 준비한 흉기로 이씨를 잔혹하게 살해한 뒤 도망쳤다.

범행 후 도주한 전용술은 2004년 8월 1일 새벽 진주에서 택시를 타고 가다 강도로 돌변했다. 그는 택시 기사를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힌 뒤, 택시와 현금 8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용술은 이씨의 사망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는 도피 중이던 8월 3일에야 이씨가 숨진 사실을 알게 됐고, 자살을 할지 갈등하다 포기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범행 이후 10일간 도피 생활을 이어온 전용술은 2004년 8월 5일 창원의 한 아파트에 살던 선배에게 찾아가 3만원을 빌린 뒤 인근 공원 벤치에서 빵과 우유를 먹다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검거 당시 전용술은 이씨와 진주 택시 기사를 공격할 때 사용한 흉기를 지닌 상태였고, "오히려 후련하다. 속 시원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검거 후에도 피해자 탓 '뻔뻔'…살인 경험 담은 책 출간 시도도


전용술은 검거 이후에도 "이씨가 신의와 진실을 무너뜨려 자존심을 상하게 해 응징했다"며 "별것 아니었던 요구를 거부해 스스로 원치 않는 길을 간 것"이라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1심 법원은 "눈앞의 작은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의 생명, 신체를 물건보다도 소홀하게 취급하는 지극히 반문명적 행동을 30년 세월을 뛰어넘어 반복했다"며 "맹수보다도 위험한 인물인 피고인을 또다시 세상에 나오게 하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전용술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상고했으나 대법원은 1심의 사형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전용술은 2011년 9월 두 차례 살인 경험을 담은 기록으로 책을 출간하겠다며 A4용지 221장 분량의 글 '어느 사형수의 독백'을 출판사에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부산구치소가 이를 거부하자 전용술은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피해자의 유족과 지인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만큼 외부 발송을 금지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뉴스 속 오늘
  • 더영상
  • 날씨는?
  • 헬스투데이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2023 대한민국 사회안전지수
[연중기획] 인공지능 시대의 생존법, AI 리터러시 키우자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