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에 억지로 케이크 먹인 50대 아들…"장난" 재판서 돌변

/사진=뉴스1

노모의 입에 케이크를 억지로 밀어 넣고 목을 조른 50대 아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남성은 '장난'이었다면 범행을 부인했지만 재판부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8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지난 15일 존속폭행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A씨를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보고 존속폭행 혐의를 적용했다.

A씨는 지난 5월 술에 취한 상태에서 '나를 태어나게 한 어머니에게 책임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안방에 있던 어머니(피해자)에게 심한 욕설을 하며 케이크를 입에 밀어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주식 투자에 실패해 약 1억4000만원의 빚을 진 후 부인과 이혼하고 지난 3월부터 피해자에 집에 머물고 있었다.

또 A씨는 들고있던 수건으로 피해자의 입을 막으며 바닥에 강제로 눕힌 뒤, 양손으로 목을 조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된 A씨는 연행되는 과정에서 "다시 집으로 가면 엄마를 죽일 것 같다. 엄마를 죽여야 이 상황이 끝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판 시작 후 A씨의 태도는 돌변했다. 그는 "케이크를 건네다 얼굴에 묻히는 장난만 쳤는데 갑자기 (피해자가)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며 "말다툼 하다 '같이 죽자'고 하니 112에 신고했다. 수건으로 입을 막거나 목을 조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케이크를 묻히는 장난을 쳤더니 격분해 소리 질렀다는 해명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고, 케이크 조각이 묻은 수건이 바닥에 내팽개쳐져 있던 객관적 상황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112 신고 녹취에서도 A씨가 수 차례 '같이 죽자'고 말하고 피해자가 '아들 잘못 낳은 죄로 죽어야 한다'고 해 A씨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가족은 재판에서 피해자가 치매 증상을 겪고 있다고 증언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피해자가 경찰 조사에서 일관되게 피해 사실을 진술했고, 법정에서도 질문에 명확히 대답하는 등 인지능력이 저하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당초 검찰이 기소한 존속살해미수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패륜적 언행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로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까지는 없었다고 판단된다. 피해자 목에 상처가 남지 않는 등 폭행 정도도 비교적 경미했다고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