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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추석 파일럿은 다 어디로 갔을까

머니투데이
  • 최영균(칼럼니스트)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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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0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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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방송된 'ㅇㅁㄷ 지오디' 콘서트 포스터
추석에 방송된 'ㅇㅁㄷ 지오디' 콘서트 포스터
추석 명절이 지나갔다.


한가위 연휴는 고향에서 가족 친지들과 모처럼 함께 보내는 따뜻하고 정겨운 시간이다. 하지만 방송사들 사이에는 모여있는 가족들의 마음을 최대한 사로잡기 위해 특집 영화나 프로그램들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격전장이기도 하다.


새로운 예능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반응을 확인해 하반기 정규 편성될 기대작들을 찾는 시기이기도 하다. 설과 추석 명절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다가 정규 편성돼 지금까지도 방송사들을 대표하는 작품들은 수를 셀 수 없이 많다.


MBC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복면가왕’,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SBS ‘맛남의 광장’ ‘골 때리는 그녀들’ 등이 그렇다. 2010년대 후반부터 방송사들 경영 상황이 어려워지자 드라마보다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예능이 편성 구성에 선호되면서 명절 예능 파일럿 프로그램들은 더욱 활발히 시도되기도 했다.


그 많던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그런데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는 다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대형 가수들의 공연 프로그램이었다. KBS는 ‘KBS 대기획-ㅇㅁㄷ 지오디’와 ‘김연자 진성 한가위 빅쇼-만월만복’을 추석 전날과 당일 연이어 방송했다.


TV조선은 지난해 SBS에 이어 김호중의 공연 실황인 ‘그레이트(Great) 김호중’을, tvN스토리는 2019년 송가인의 첫 콘서트 영상인 ‘송가인 더 드라마’를 선보였다. 명절에 방송사들의 공연 실황 특집은 지난 2020년 추석에 KBS의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가 대히트를 거두면서 이후 활성화됐다.


시청각을 황홀하게 만드는 환상적인 나훈아의 쇼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연장을 찾을 수 없었던 상황까지 겹쳐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후 명절 방송 공연 실황은 MBC ‘강변가요제 : 레전드’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홀로그램 콘서트’ SBS ’전설의 무대-레전드12‘ 등 다양한 장르적 시도가 있기는 했지만 점점 트로트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공연 실황들이 명절 특집 예능으로 선호되는 바람에 파일럿 프로그램이 실종된 것만은 아니다. 올해 추석은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시기가 겹쳤다. 국제적인 스포츠 대회는 웬만한 드라마나 예능이 상대하기 힘든 시청률 최상위 포식자들이다.


물론 스포츠를 선호하지 않는 시청자들 수도 상당하다. 한국 축구가 첫 원정 16강 진출의 대업을 이룬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월드컵 열풍에도 짓눌리지 않고 드라마팬들의 관심을 모아 결국 50%가 넘는 시청률로 종영한 사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포츠만이 전할 수 있는 국가간 경쟁의 치열함과 승부의 흡입력을 일반적으로 이길 수 있는 다른 방송 콘텐츠는 아직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래서 올해 추석에도 지상파 3사와 종편 TV조선은 예능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보다 아시안게임 중계에 집중하고 있다.


SBS 파일럿 교양 프로그램 '과몰입 인생사'
SBS 파일럿 교양 프로그램 '과몰입 인생사'


이번 추석에 파일럿 프로그램이 사라졌다는 말은 좀 더 정확히 하면 절반만 맞다. SBS 경우 추석을 앞둔 8월부터 9월 중순까지 역사 인물 인생사에 대한 텔러 예능인 ’과몰입 인생사‘, 의사 성장기 밀착 관찰 리얼리티 ’청춘의국‘, 토크쇼 ’택시‘의 전현무 장도연 버전인 ’무장해제‘, 몸무게 유지 서바이벌 ’덩치 서바이벌-먹찌빠‘ 등 다양한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방송했다.


SBS는 추석 기간에 아시안게임에 집중하기 위해 기존처럼 명절에 맞춰 준비한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한 달 전에 방송으로 소화한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방송사들의 재정 악화가 심화돼 드라마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의 예능 제작도 이제는 부담스럽게 돼 대체로 파일럿 시도를 내려놓고 아시안게임 중계에 매달리고 있는 모양새다.


사실 명절의 파일럿 시도가 줄어가는 현상은 아시안게임이 없던 지난 설, 추석에도 조짐이 있었다. 방송사들은 파일럿의 자리를 ’나 혼자 산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런닝맨‘ 등 인기 프로그램들을 특집으로 편집한 방송으로 메우며 제작비를 아꼈다.


그래도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반응을 확인해야 하는 과정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는지 방송사들은 명절에 집중하는 대신 상시 파일럿을 선보이는 체제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파일럿 시도는 축소되더라도 어떻게든 유지되겠지만 명절 파일럿은 명절에 가족들과 모여 추억할 과거의 유물 중 하나가 돼버리는 상황에서 이번 추석 연휴도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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